비온 뒤

오월 청산은

골골마다

운해(雲海)를 걸치고

저승도 데려올 듯 무지개도 걸쳐놓고

이 잔치

찰나에 그칠까

나는 네게 전화를 걸고.

시방 내 살아있음이

고맙다

고맙고 말고

그윽이 실눈 뜨다가 아껴보자 도로 감고

세상일

욕심껏 잊으니

내 스스로 격(格)에 겹고.

-서우승 '저승도 얼비치는 날' 전문





사는 것도 이 정도 되면 축복에 가깝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오월 청산이 너무 소중하고 아까워 실눈 뜨다가 도로 감는다니.살아 있음이 고마울 수밖에 없다.

어디 청산뿐일까.

둘러 보면 소중하고 고마운 것들이 주변에 널렸다.

현실은 늘 빡빡하고 미진하지만 생각에 따라 전혀 다른 세상을 살 수도 있는 것이다.

비온 뒤 구름 피어나는 오월 청산을 보고 감격하지 않는다면, 감격할 마음도 여유도 없다면 삶에 대한 생각을 한번 바꿔 보는 것이 어떨까.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