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사망한 보리스 옐친 러시아 초대 대통령(76)의 장례식이 25일 모스크바에 있는 노보데비치 사원에서 거행될 것이라고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 공보실이 밝혔다.

노보데비치 사원은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전 공산당 서기장을 비롯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부인인 라이사 여사,작가 안톤 체호프 등의 무덤이 있는 곳이다.

이와 관련,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5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푸틴은 23일 TV로 공개된 조문사를 통해 "옐친 덕분에 러시아에 새로운 민주주의가 탄생했고 자유로운 러시아가 세계에 문을 열게 됐다"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세계 각국 지도자들도 옐친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와 자유의 용감한 투사''냉전의 치유자' 등으로 추앙하며 그의 타계를 애석해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옐친 전 대통령이 러시아에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한 역사적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 그의 타계를 깊이 슬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옐친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자유의 용감한 투사이자 독일의 진정한 친구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인과 전 세계는 자유에 승리를 안기고 러시아를 민주주의의 길로 들어서게 한 사람으로 고인을 기억할 것"이라며 애도했다.

고 옐친 대통령은 지난 23일 지병인 심장병으로 타계했다.

그는 옛 소련 체제를 무너뜨리고 러시아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도록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1991년 대통령 재임 당시 공산 군부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탱크 위에 올라가 몸으로 쿠데타를 저지한 장면이 세계인들을 감동케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경제 전환 과정에서 국유산업을 헐값에 민영화했으며 이 과정에서 부정을 저질렀다는 비난도 동시에 받았다.

체첸 공화국과의 전쟁에서 3만명을 학살하는 등 민주주의자라는 평가와는 정반대의 리더십을 보이기도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