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유통수익률)가 4년 만에 최고치까지 오르면서 주택담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개월 만기 CD금리는 현재 연 4.97%까지 오른 상태다.

CD금리는 지난해 11월23일 한국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전격 인상한 이후 4.60%(11월22일 기준)에서 4.94%까지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지난 2월15일부터 4월16일까지 근 두 달 동안은 4.94%에서 고정돼 있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0.01%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23일에도 0.02%포인트 오르며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이처럼 CD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CD를 계속 발행(공급)해야 하는데 CD를 주로 편입해 온 자산운용사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CD에 대한 투자(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CD금리가 오르면서 잠시 주춤하던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CD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최근 며칠 새 0.01~0.03%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월 중순 이후 연 6.24~6.94%를 유지해왔으나 23일 0.01%포인트 오른 데 이어 24일에도 0.02%포인트 상승,연 6.27~6.97%를 나타냈다.

신한은행도 두 달여 동안 연 5.94~7.04%에서 변동이 없었으나 23일과 24일 각각 0.01%포인트 올라 연 5.96~7.06%가 됐다.

지난 2월20일 이후 연 5.84~7.14%의 금리를 지속해온 우리은행은 현재 5.86~7.16%로 0.02%포인트 올랐고,전주 목요일 CD금리를 반영해 주간 단위로 금리를 변경하는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번 주 0.01%포인트 오른 연 5.66~7.26%에 고시됐다.

지난해 10월 말까지만 해도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38~6.58%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고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의 경우 지난 5개월 새 0.68%포인트 금리부담이 늘었다.

3억원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연간 이자부담이 204만원이나 늘어났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CD금리가 오른 것은 그동안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바뀐 영향도 있다"며 "이미 이 같은 변화가 반영돼 CD금리가 조정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CD금리의 급격한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단기자금 상황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