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만원짜리 단행본이 나왔다.

김영사가 23일 출간한 사진작가 김중만씨(53)의 사진집 '오키드'(THE ORCHID)다.

이 책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간된 단행본으로는 가장 비싸다.

책에는 김씨가 생명력과 관능미,동양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난을 소재로 2005년부터 3년여간에 걸쳐 작업한 사진작품 32점이 실려 있다.

책 값이 비싸진 이유는 김씨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것은 물론 사진의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모든 공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했기 때문.제본·종이·인쇄 등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 사진집은 가로 35㎝,세로 43.7㎝ 크기로 국내에서 제작된 하드커버 제본 형태 중 가장 큰 판형이다.

종이를 포개 붙이는 배접 방식을 적용했다.

김영사 한상준 편집주간은 "순수 제작원가는 15만∼16만원 선이지만 유통마진 등이 더해져 37만원이라는 가격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사진집은 작가가 사인과 넘버링한 1000부만이 인터파크 등 국내 5대 인터넷 서점을 통해 한정 판매된다.

일반 독자보다는 사진 애호가나 전문가의 소장품 성격이 강하다.

김씨는 사진집 발간에 앞서 지난 3월 서울과 뉴욕 첼시에서 동시에 난사진작품전을 열었으며,올 가을에는 소더비 경매에도 작품들을 내놓는 등 해외 판촉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그는 "여성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난의 관능적인 이미지에서 출발해 사군자에서 볼 수 있는 동양적인 관점까지를 섭렵했다"면서 "앞으로 다른 꽃들에 대한 사진 작업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954년 강원도 철원 출생인 김 작가는 프랑스 니스 국립응용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1977년 프랑스 'ARLES 국제사진 페스티벌'에서 젊은 작가상을 받았다.

이후 순수예술 사진과 인물·패션 사진을 병행해 '불새' '넋두리-김현식' '동물왕국' 등의 사진집을 내놓았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