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인플레가 발목 잡나
잘나가던 중국 증시가 물가 급등과 경기과열로 된서리를 맞았다. 19일 발표된 지난 3월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정부가 설정한 억제선(3%)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경기과열과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지만 약발이 안먹힌 셈이다. 이에 따라 초고강도 긴축정책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우려로 중국 증시가 폭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그동안 계속 실시해온 통화긴축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1년간 6차례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높이고,지난달을 포함해 3차례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물가는 최근 계속 오름세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2.2%,2월 2.7%,3월 3.3%로 오르는 등 3개월 연속 비교적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리인상에도 불구,소비자물가지수가 이미 정부의 통제선을 넘어섰고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이 23.7%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 다음 수순은 인플레를 잡기 위한 초고강도 긴축정책이 아니겠느냐는 것.

中증시 인플레가 발목 잡나
중국 증시는 최근 비이성적이라고 할 만큼 폭등세를 보여왔다. 작년에 130%의 상승률을 기록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서도 파죽지세로 상승,45%의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증시가 잇단 버블경고에도 불구하고 강한 상승세를 보인 것은 넘쳐나는 유동성이 주요 원인이다.

급증하는 무역흑자로 인해 시중에 돈이 마구 풀리면서 증시가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은행들은 돈을 소화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출을 해주고 있고,이게 증시로 흘러들어가면서 유동성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만일 중국 정부가 초고강도의 긴축정책을 편다면 유동성장세가 마감돼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물론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중국기업의 영업이익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장회사의 영업이익이 평균 80%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현재의 주가는 고평가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유동성장세가 실적장세로 전환되는 분기점은 될 수 있어도,정부의 긴축으로 인한 대세반전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인플레를 잡기 위한 조정정책의 강도에 있다. 중국 정부가 금리를 한꺼번에 큰 폭으로 끌어올리거나 대출회수에 나서는 등의 강경정책을 취할 경우 증시는 당분간 조정국면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