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흙더미 뒤엉켜 아수라장..구조작업 난항

"잘린 철제가 튈 수 있으니 조심히 작업해"

5일 오후 10시 상판 붕괴사고가 발생한 전남 고흥 소록도 연도교 공사현장. 구조에 나선 소방대원과 경찰의 목소리가 다급하기만 하다.

이날 오후 5시께 전남 고흥 소록도 연도교 공사 현장에서 교량 상판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 인부 12명이 매몰됐고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

구조된 매몰자 7명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오후 10시 현재 매몰된 인부 3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구조작업은 쉽지 않아 보였다.

현장은 흙더미, 콘크리트, 돌, 철제가 마구 뒤엉켜 있는 상태다.

폭 20m 길이 25m 가량의 흙더미는 구조작업을 어렵게 만들었다.

현재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300여명이지만 직접적인 구조작업에 나서고 있는 인원은 20여명 안팎에 불과하다.

철제가 뒤엉켜 있어 흙더미에 파묻혀 있는 인부 3명에게 접근하는게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 소방대원들은 안전모를 쓰고 절단기와 산소용접기까지 동원하면서 `철제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고 있다.

바람마저 싸늘하게 불고 있어 구조작업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113명이 투입된 경찰은 현장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추가 붕괴 가능성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는 것이다.

의용소방대와 마을 주민들은 땀방울을 흘리며 연방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소방대원들을 위해 빵과 우유를 준비했지만 음식을 먹는 대원은 보이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은 "성수대교가 무너질 때와 같은 상황인 것 같다"며 경악했으며, "인부들이 콘크리트 더미에 매몰돼 있어 콘크리트가 굳기 전에 이들을 구조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절박한 탄식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크레인과 굴착기도 우렁찬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으며 인명 구조를 위해 교각 위에 켜진 대형 라이트는 주변의 어둠을 뚫고 환한 빛을 내비취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구조되지 않은 3명은 몸을 푹 숙인 채 움직이지 않고 있다.

마을 주민은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운 장면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다리가 완공되면 육지에 쉽게 접근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소록도 사람들.
그들의 희망은 뒤틀린 철근 처럼 무참하게 휘어져 있었다.

(고흥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se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