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으로 주택 매수세가 시들해지자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도곡동 타워팰리스·도곡렉슬,대치동 센트레빌 등 초고가 아파트를 팔려는 집주인들의 기세가 수그러들고 있다.

매도 호가를 수억원이나 내렸는데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내놓은 가격대로 사려면 사고,아니면 말라"고 기세등등했던 예전의 자세를 바꿔 최근에는 "사려는 사람이 나오면 집이나 한 번 보게 하라"며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게 이들 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주택 대출규제 강화로 초고가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수요층이 크게 줄어든 데다 보유세 부담까지 급증하면서 집 팔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치동 센트레빌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웬만한 대책이나 악재에는 눈도 깜빡 안 했던 집주인들이 최근에는 '종부세 부담 등으로 이번에 아파트를 내놓으려고 하는데 팔 수 있겠느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제법 걸려 온다"고 귀띔했다.

동부센트레빌 60평형의 경우 호가를 두 달 전보다 최대 4억원이나 낮춘 매물이 나왔지만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도곡동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물이 늘지는 않았지만 3~4개월째 거래가 정체되면서 호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앞으로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오면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은 자세를 더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