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모처럼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서일까. 아니면 비리 폭풍이 한바탕 휩쓸고 간 직후여서일까. 기자들도 기자실에 '죽치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던 법조3륜은 화해 모드로 전환했다.

검찰과의 힘겨루기를 진두지휘해온 대법원 사법정책실은 최근 "더 이상 검찰과 다투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고 자체 결의를 했다고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신임 이진강 대한변협 회장을 만나 자신의 과거 변호사 비하발언에 대해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정기인사가 마무리되면서 법원과 검찰에서 쏟아져 나온 '전관'들은 로펌의 러브콜에 즐거운 비명이다.

로펌 입성은 단독 개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상당한 특혜다.

로펌 입장에서도 사건수임과 송무능력에서 탁월한 '전관'들을 영입해 세도 과시하고 경쟁력도 키울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그런데 이용훈 대법원장은 "변호사들이 만든 서류라는 것은 법원을 속이고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경향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던 소신을 정말 접은 것일까.

혹시 이런 훈풍이 모종의 유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