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을 많이 해도 예전만큼 일자리가 생기지 않아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체감 경기가 나아지지 않고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전기·전자기기 등 주력 수출 업종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수출이 국내에서 부가가치를 유발하는 효과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급감하는 수출 고용효과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03년 기준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수출이 10억원 증가할 때 늘어나는 취업자 수는 2000년 16.6명에서 2003년에는 12.7명으로 급감했다.

외환위기 이전인 1995년의 26.2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는 정보통신기기 등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는 상품의 수출 비중이 계속 늘어난 탓이다.

정보통신 제품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26.3%에서 2003년 30.3%로 높아졌다.

소비와 투자의 취업유발 효과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하락세는 둔화됐다.

소비가 10억원 증가할 때 늘어나는 취업자 수는 1995년 30.4명에서 2000년 21.9명으로 급감한 데 이어 2003년엔 20.2명으로 소폭 줄었다.

투자에 따른 취업자 수도 1995년 19.4명에서 2000년 15.8명으로 크게 줄었지만 2003년엔 15.1명으로 소폭 감소에 그쳤다.

수출 위주의 성장에 '고용 없는 성장'도 심화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질 때 늘어나는 취업자 수는 2003년 12만2000명에 그쳤다.

1995년의 13만5000명,2000년 12만3000명보다 줄어든 것이다.


◆1000원 수출해 647원 부가가치 창출

소재나 부품에 대한 수입 의존적인 수출 구조 때문에 수출이 국내 부가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일본 등 다른 수출 위주 국가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 계수는 2000년 0.633에서 2003년 0.647로 높아지긴 했으나 1995년의 0.698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며 일본의 0.892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 계수가 0.647이라는 것은 1000원어치 상품을 수출했을 때 647원어치의 부가가치만 국내에서 창출되고 353원어치의 상품은 해외에서 수입해야 함을 의미한다.

2003년 현재 총 수요에 대한 수입과 수출의 비중을 나타내는 대외 의존도는 26.9%로 일본의 11%에 비해 훨씬 높다.

이광준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낮고 취업유발 효과도 급감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과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주요 소재 부품의 국산화율 제고와 내수 및 수출 부문의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