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의대 김재찬 교수팀..전국 성인 1천명 조사결과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 꼴로 중증 안구건조증에 시달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생성량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의 구조가 불안정한 경우 또는 눈물의 증발이 많아지는 환경에서 눈 표면이 건조해지는 질환을 말한다.

눈이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뻑뻑하고 안구의 자극이 심해 충혈이 잘되는 게 특징이다.

형광등이나 햇빛 아래서 눈을 뜨기 힘들만큼 눈 시림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빛과 바람, 연기 등의 외부 자극에 반응해 이유 없이 눈물이 주르르 흐르는 증상도 있다.

중앙대 용산병원 김재찬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조사 전문업체인 TNS에 의뢰해 전국 18~59세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안구건조증 유병률을 설문 조사한 결과 성인의 75%가 안구건조증 증상을 갖고 있었으며, 전체의 32%는 중증 상태로 파악됐다고 28일 밝혔다.

전화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안구건조증 진단기준(OSDI)을 근거로 했는데, 8가지 안구건조증 대표 증상 가운데 응답자가 경험하고 있는 증상의 숫자에 따라 질환의 경중도를 분류했다.

조사 결과 중증의 안구건조증 환자는 남성(25%)보다 여성(38%)이 많았으며, 20대(28%), 30대(27%), 40대(30%), 50대(50%) 등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중증 환자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50대의 경우 여성은 10명 중 6명이, 남성은 10명 중 4명이 중증의 안구건조증을 가지고 있어 안구건조증이 노년기 눈 건강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됐다.

김재찬 교수는 "여성은 폐경 이후 안드로겐 분비가 감소돼 눈물 생성이 잘 안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안드로겐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분비량이 감소해도 눈물 생성에는 영향을 덜 미친다"고 분석했다.

남성호르몬의 일종인 안드로겐은 눈물 생성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최근 6개월 이내에 병원에서 치료한 적이 있는 환자는 19%에 불과했으며, 중증 환자의 경우에도 30%만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 교수는 "증상이 심각한 안구건조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이 손상되거나 심하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면서 "최근의 안구건조증은 단순한 눈물마름증이 아닌 염증성 질환으로 밝혀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안구건조증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으로 ▲가습기로 실내 습도를 60%로 맞춰 눈물의 과도한 증발을 막을 것 ▲평소 물을 자주 마실 것 ▲먼지나 매연이 심한 곳에서는 보호 안경을 쓸 것 ▲황사가 심할 때는 콘택트렌즈 사용을 자제할 것 ▲컴퓨터 작업량이 많다면 눈을 의식적으로 자주 깜빡여 눈마름을 예방할 것 ▲먼지가 많은 곳에서는 눈을 만지지 말 것 ▲손을 잘 씻을 것 ▲건조 증상이 심할 때는 따뜻한 수건으로 눈을 찜질해줄 것 등을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