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방에 결박 감금 30대 파렴치한

내연녀의 딸을 성폭행했다가 고소당하자 앙심을 품고 다시 성폭행하고 "경찰 진술을 번복하라"며 감금까지 한 30대 파렴치한이 경찰에 붙잡혔다.

26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오모(30)씨는 지난달 말 내연녀인 A(33.여)씨 집에 갔다가 A씨 딸 B(13.여)양이 혼자 있는 것을 보고 성폭행을 저질렀다.

B양은 오씨가 무서워 성폭행 당한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고 끙끙 앓아오다 이달 초 오씨가 엄마와 싸우면서 엄마를 폭행하려 하자 이에 겁을 집어먹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B양을 상대로 가정폭력에 대해 조사를 벌이다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은 성폭행이 친고죄여서 B양에게 오씨를 고소하도록 설득했고 결국 오씨는 지난 8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오씨는 경찰에서 성폭행을 저지른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경찰은 B양이 성폭행을 당한 뒤 병원에서 치료받은 기록을 검토하는 등 증거 수집에 들어갔다.

이 사이 오씨는 B양에게 경찰에서 진술을 번복하도록 종용했으나 B양은 말을 듣지 않았다.

경찰 조사에 압박을 받은 오씨는 지난 25일 오후 8시께 B양을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마련한 반지하 월세방으로 납치했다.

성폭행을 부인하도록 강요할 목적에서였다.

오씨는 이 과정에서 다시 성폭행을 했다.

B양이 진술 번복을 거부하자 오씨는 테이프로 B양의 손과 발을 묶은 채 쓰레기봉투에 담아두고 문을 밖에서 자물쇠로 잠근 뒤 인근 PC방으로 향했다.

오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1주일 전 월세방을 구해두는 치밀함을 보였다.

B양은 결박을 가까스로 풀고 오후 11시께 반지하 창문으로 행인에게 구조를 요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고 오씨는 다음날 오전 1시께 연수구의 자택에 머물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오씨에 대해 성폭력 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 오씨가 B양을 결박한 채 난방이 되지 않은 방에 장기간 방치했을 때 벌어질 상황 등을 고려,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적으로 성폭행 용의자가 구속되기 전까지는 성폭행 용의자의 행동을 감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며 "경찰 조사 과정에서 용의자가 협박 등을 하면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상담을 해야 이 같은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이광빈 기자 inyon@yna.co.kr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