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 헬기 조종사들을 훈련시키고있는 앨라배마주 남부 포트 러커 기지에서는 요즘 적의 총격을 받아 격추되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을 교육시키는 데에 여념이 없다.

최근 이라크에서 미군 헬기들이 격추되거나 불시착하는 피해가 늘고 있는 데 따른 변화다.

이들은 미래의 헬기 조종사들에게 때로는 높게, 때로는 낮게 날고 비행 속도에 변화를 주며 특정 항로로만 다니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있다.

이 곳에서는 특히 훈련생들에게 항상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신예 기종이라도 총 한 자루에 격추될 수 있는 것이 헬기이기 때문이다.

이곳 교관인 트로이 워런트 상급준위는 "자기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 (교육 내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에서 총격을 받아 헬기가 격추되거나 불시착한 사건이 지난달에만 8건이나 된다고 발표했다.

군 관계자들은 헬기가 현지 저항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으며 이들은 기관총이나 로켓포 등 다양한 무기를 다른 각도에서 동시에 발사해 헬기를 위협하고있다고 밝혔다.

이라크에서 헬기 피해가 증가하면서 이로부터 얻은 교훈도 교육 내용에 신속하게 반영되고있다.

포트 러커 기지의 비행교육책임자인 댄 스튜어트 대령은 "이라크에 현지 배치된 부대와 계속 긴밀히 연락하며 이들이 본국으로 귀환했을 때에 얻은 현지상황 정보와 전투 경험, 적에 대한 정보를 교육내용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5년 이상의 전투를 거친 이곳 교관의 90% 이상은 최근의 전투 경험이 있는 베테랑 조종사들이다.

포트 러커기지에서는 매년 1천150명 정도의 조종사들이 신규로 배출되며 이들 중 다수가 교육이 끝난 후 6개월 내에 전장으로 배치된다.

이곳에서 교관을 지낸 도널드 매키제프스키 예비역 소령은 그러나 이라크에 도착해보니 헬기가 숨을 만한 숲이나 지형지물이 거의 없었다면서 교육 내용을 일부 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훈련을 받고 비행 기술을 가졌어도 소용이 없는 경우도 있다.

"최고 중의 최고"라고 불리고 조종사들의 전범으로 간주됐던 케이스 요아쿰 상급 준위는 2월2일 이라크에서 정찰비행 도중 격추되면서 전사했다.

(포트 러커<미 앨라배마주> AP=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