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SBS 간판 개그프로그램인 '개그야'와 '웃찾사'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MBC TV 설특집 '개그맨 총출동'이 SBS와의 사전 협의 없이 '웃찾사'의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19일 오후 5시10분에 방송된 '개그맨 총출동'은 홍보 과정에서 '개그야'와 '웃찾사' 팀의 대결이라는 점을 부각시켰을 뿐 아니라 방송시간 70분 내내 화면 상단에 '개그야'와 '웃찾사'의 로고를 내보냈다.

이날 '개그야' 쪽에서는 김미려ㆍ김철민ㆍ최국ㆍ조원석ㆍ양희성ㆍ정성호ㆍ김주연ㆍ전환규ㆍ김완기 등이, '웃찾사' 쪽에서는 김신영ㆍ김태현ㆍ김형인ㆍ윤택ㆍ백보람ㆍ김경욱 등이 각각 출연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SBS와 사전 협의가 없었고, 심지어 현재 '웃찾사'에 출연 중인 개그맨은 정작 한 명도 없었다는 것. 심지어는 최근 2년반 동안 '웃찾사'에 출연하지 않은 개그맨도 있었다.

'웃찾사'의 하승보 책임프로듀서는 20일 "처음에는 단순히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웃찾사'의 이름을 쓰는 줄로만 알았는데 방송 내내 '웃찾사'의 로고가 나간 데다 마치 현재 '웃찾사' 팀들이 출연한 것처럼 포장돼 당황스러웠다.

이에 대해 SBS와 사전에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며 불쾌해했다.

'웃찾사'의 박상혁 PD는 "지금은 '웃찾사'에 출연하지 않는 개그맨들이 현재 '웃찾사'의 코너들을 패러디한 것도 실제 그 코너를 운영 중인 개그맨들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는 문제"라며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는 프로그램이 재미있으면 되는 것이지만 이런 식으로 '웃찾사'를 내건 것은 어찌보면 시청자를 기만하는 것이었고, SBS에 대해서도 분명 예의에 어긋난 태도였다"고 비판했다.

박 PD는 "오전에 '개그맨 총출동'의 담당 PD로부터 사과 전화를 받았다"면서 "더 이상 문제를 크게 삼고 싶지는 않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MBC의 최영근 예능국장은 "처음 듣는 소리"라며 "사실 확인을 하고 공식 코멘트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개그맨 총출동'은 이날 전국 시청률 13.1%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최고 시청률을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