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려진 포도 품종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품종에 따라 맛이 다르고 모양과 색깔도 각각 다르다.

와인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에는 이처럼 다양한 포도 품종도 한몫 했을 것 같다.

하지만 포도 품종은 와인의 맛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어렵다고 그냥 넘어가서는 와인의 진정한 맛을 즐기기 힘들다.

하나씩 짚어 보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니까 처음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다.

앞으로 언급할 몇 가지 품종만 알고 있어도 괜찮다.

포도는 크게 식용과 양조용으로 나뉜다.

식용은 말 그대로 어떠한 변형 없이 포도나무에서 바로 따서 먹는다.

알이 굵고 수분이 많다.

양조용으로는 포도주를 만든다.

식용과 달리 알이 작고 수분이 적은 대신 당도가 높다.

양조용 포도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뉘는데 잘 아는 것처럼 레드 품종과 화이트 품종이다.

먼저 화이트 포도 품종에 대해 살펴보자.샤르도네는 화이트 포도 품종 중 가장 널리 재배되고 인기가 높은 포도다.

프랑스 버건디 지역이 원산지이지만 현재는 전 세계 대부분의 포도 산지에서 재배된다.

사과와 버터 향이 특징이며 오크 통의 향을 잘 흡수해 바닐라와 (나무 탈 때 나는) 토스티 향도 풍부하다.

질감은 크림처럼 부드럽다.

샴페인과 샤블리 지역에서 자란 샤르도네는 미네랄이 풍부하고 낮은 산도에 의해 신선한 느낌이 난다.

미국 호주 칠레 등 신대륙의 샤르도네는 따뜻한 기후에서 재배돼 농익은 열대 과일 향이 많이 나고 풍만한 질감을 자랑한다.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 보르도와 루아르 지역에서 재배되는데 특히 상세르와 퓌메 지역이 유명하다.

신대륙에서는 뉴질랜드가 그 명성을 따라가고 있다.

신선한 산도를 바탕으로 드라이한 스타일의 와인을 만든다.

레몬 자몽 등 감귤 향이 진하고 풀 냄새와 미네랄 향이 조화를 이룬다.

뉴질랜드산은 열대 과일향과 구즈베리(서양까치밥나무) 향이 결합해 상큼한 스타일이며 이를 위해 비교적 오크통 숙성을 제한한다.

리슬링은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주로 재배된다.

프랑스 알자스 지역에서도 자란다.

호주에서는 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독일에서는 모젤 강 유역의 가파른 곳에 포도밭이 형성돼 기계 사용이 많지 않다.

주로 페트롤(석유) 향이 강하다.

잔당 함유량이 높아 단맛이 느껴지고 알코올 함유량이 낮아 와인 초보자들에게 환영받는다.

호주 리슬링은 라임과 사과향이 풍부하며 열대 과일향이 진하다.

이 외에 세미용,쉬넹 블랑,비오니에 등등 수 만 가지의 화이트 품종이 존재한다.

와인 신참자에게는 당연히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와인을 즐길 기회가 있을 때마다 품종을 한 번씩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와인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