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기업들이 국내 우량기업이 아닌 글로벌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스스로 '혁신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정부 규제,노사 관계,환율 등 대외 여건은 사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외부 환경이다.

이를 이겨내고 성장해야 하는 건 결국 기업 자신의 몫.외롭고 힘들더라도 혁신하고 성장해야 우리 경제를 짊어질 자격이 생긴다.

이에 한국경제신문과 IBM은 산업을 △수출중심 산업 △내수 및 전통제조 산업 △서비스 산업으로 나누고 각 산업별 시장 상황과 우리의 위치를 분석,기업들이 추진해야 할 혁신 전략을 도출해 봤다.

수출 중심의 산업은 주로 전자 철강 등 한국을 먹여살리는 대표 산업이다.

이 산업들의 특징은 한국 기업들이 이미 세계 시장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따라서 이 기업들에 요구되는 혁신 전략은 '글로벌 시장 리더십 확대'다.

이를 위해선 첫째 혁신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리더십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등 우리 전자 회사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긴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나 인텔의 펜티엄 같은 '세계적 표준 상품'을 만들진 못했다.

둘째로 개방형 기술혁신을 통한 리더십 구축.산업 간,제품 간 융복합화(컨버전스)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단일 기업이 모든 기술을 보유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외부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자는 얘기다.

셋째는 해외 직접투자와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포화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브릭스(BRICs) 등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공급망(supply chain)을 구축,진정한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산 저가 제품의 범람과 내수 시장의 만성적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수 및 전통 제조업체들은 '특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야 한다.

가격으로는 도저히 싸움이 안 되기 때문.최근 '글로벌리티 제고'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SK그룹이 대표적인 모범 사례다.

SK는 내수 시장에서 쌓은 정유,건설,IT인프라 등을 '패키지'로 수출하는 전략으로 내수 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있는 중이다.

서비스 산업의 경우 제조업에 비해 낮은 혁신 수준으로 제조업을 지원하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 산업만 보더라도 지난해 포천 500대 기업에 국민은행과 삼성생명 정도가 포함돼 겨우 체면을 살린 수준이었다.

서비스산업에서는 R&D 투자라는 용어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다. 따라서 서비스 산업은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우선 과제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