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부문 주택공급 확대방안으로 추진하는 중·대형 임대아파트와 유사한 사례는 지난해 8월 동양생명이 판교신도시에 공급했던 '엔파트'가 대표적이다.

동양생명은 당시 397가구를 공급하면서 41평형 기준 임대보증금을 4억4500만원,월 임대료 65만원을 책정했다.

다른 임대아파트에 비해 임대보증금이 다소 비싼 편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판교신도시라는 입지가 워낙 좋아 청약 경쟁률이 10 대 1까지 올라갔다.

동양생명 입장에서는 투자자금 수익률이 연 7%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는 평가다.

중·대형 임대아파트는 일반분양아파트에 비해 초기 목돈이 적게 들어가고 10년 이후 분양물량으로 전환된다는 장점이 있지만,임대보증금이 높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중·소형 임대아파트는 땅을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공급받지만,전용 25.7평 초과 중·대형 임대는 일반 분양아파트와 똑같은 감정가격 기준으로 땅을 매입하기 때문에 택지원가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행 제도상으로는 중·대형 임대아파트가 서민이나 중산층의 주거 안정에 기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체로서는 수익성을 맞추려면 임대보증금을 올려야 하지만,임대아파트 특성상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판교처럼 위치가 아주 좋은 곳이 아니면 중형 이상의 임대주택사업을 기피하고 있다.

현재 신동아건설 등이 다음 달부터 용인 흥덕지구에서 중·대형 임대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지만,중·대형 임대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새로 도입될 중·대형 공공임대아파트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