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비두카를 넘어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 입단이 확정된 이동국(28.포항 스틸러스)이 앞선 프리미어리거 삼총사와 마찬가지로 팀 내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어리그 11위에 올라있는 미들즈브러에는 현재 다섯 명의 가용 스트라이커 요원이 있다.

이 가운데 나이지리아 출신 아예그베니 야쿠부(25)는 사실상 부동의 간판 공격수다.

2006-2007 시즌 24경기에 단 한 게임도 빠지지 않고 뛴 야쿠부는 10골이나 뽑아냈다.

미들즈브러 전체 득점이 29골이니까 팀 공격에서 3분의 1을 혼자 책임진 셈이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미들즈브러 감독이 주로 4-4-2 포메이션을 구사한다고 볼 때 이동국의 자리는 야쿠부와 투톱을 이뤄는 파트너 스트라이커 자리 뿐이다.

지금 이 자리는 호주 대표팀 주장 마크 비두카(32)가 꿰차고 있다.

비두카는 이번 시즌 12경기에서 6골을 뽑았다.

특히 최근 다섯 경기 활약이 빼어났다.

크로아티아 혈통인 비두카는 한때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당장 이적이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이동국은 당분간 비두카와 포지션 경쟁이 불가피하다.

2002-2003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0골을 넣은 적도 있는 비두카는 서른을 넘긴 베테랑으로 하향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188㎝의 장신에다 부드러운 볼 터치로 골 감각이 괜찮은 비두카를 단숨에 벤치로 밀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비두카는 A매치 37경기에서 6골을 뽑았다.

A매치에선 이동국이 64경기, 22골로 단연 앞선다.

경험 면에서도 크게 밀리진 않는다.

이동국은 K-리그 174경기에서 62골이나 뽑아낸 검증된 골잡이다.

비두카는 스코틀랜드 셀틱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도 뛰었다.

나머지 세 명의 공격수 제이슨 유얼(30), 마시모 마카로네(28), 말콤 크리스티에(28)는 이동국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얼은 8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이탈리아 프로축구 1부리그 세리에A 출신인 마카로네와 크리스티에도 각각 한 골에 그치고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일단 야쿠부, 비두카 투톱을 유지하면서 조커로 이동국을 투입하는 공격 전술을 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동국은 초반에 주어지는 몇 차례 기회에서 확실한 인상을 심어줘야만 진정한 프리미어리거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