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하자"던 이용훈 대법원장의 말이 또 씨가 됐다.

사상 유례 없는 '석궁 테러' 사태로 서초동 법조 타운은 고강도 지진이 강타한 듯 충격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법원장은 무릎이 닳도록 기도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 법원장들도 지난 19일 발빠르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핵심은 '재판 당사자들의 얘기를 더 귀담아 듣자'는 것.판사가 법정에서 소송 당사자들의 하소연을 충분히 들어 주지 않는 데서 의심과 불만이 싹튼다는 판단에서다.

법원측은 이 참에 구술주의와 공판 중심주의를 더 강화해야 한다며 사법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죌 태세다.

하지만 검찰측의 생각은 좀 다르다.

공판 중심주의를 실현할 인적·물질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분에 사로잡혀 공판 중심주의를 도입할 경우 혼선만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른바 시기상조론이다.

검찰과의 의사 소통에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잇단 영장 기각으로 지펴진 법·검 간 힘겨루기 불씨가 석궁 테러를 계기로 더욱 세차게 타오르는 양상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테러범 김명호 교수에 대한 구명 운동이 한창이다.

판사 테러 여진이 좀체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