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론자 "대학가 성개방 풍조 확산된다"

중국 여대생이 친구들의 성경험담을 바탕으로 집필한 성교육 서적이 출판도 되기 전에 원고가 급속히 퍼지면서 찬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중국 신문들은 20일 구이저우(貴州)민족학원 신문학과 4학년 왕지양이 2년 전부터 섹스를 주제로 쓰기 시작한 책이 장쑤(江蘇)문예출판사에 의해 성교육 서적으로 곧 출간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읽혀지던 왕양의 자필 원고 사본이 책으로 정식 출판도 되기 전에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와 교수들 사이에서 불티나게 인기를 끌며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왕양은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친구들이 성에 대해 너무 무지한 것 같았고 포르노 사이트나 잡지를 통해 성 지식을 얻는 것을 보고 성교육 서적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임신이나 유산을 경험한 주변 친구들과 면담을 가진 것은 물론 인터넷과 도서관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산부인과 의사들의 자문을 받아 젊은이들의 성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정리했다.

그녀는 제일 먼저 '임신교육편'과 '자기보호편'을 완성하고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했으며 친구들로부터 반응이 좋자 '신체편'과 '동거편', '위생편', '정결편' 등을 추가로 작성했다.

왕양은 "처음에는 학교 친구들이 경쟁적으로 원고를 돌려 읽었으며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 전국의 대학생들이 원고를 보내달라는 연락을 해왔고 결국 출판사로부터도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정리한 글이 책으로 출판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면서 "친구들이 이 책을 보고 기본적인 성지식을 얻어 나중에 눈물을 흘리거나 후회를 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친한 친구들끼리 사적인 대화는 하지만 성에 대한 공개 토론을 금기로 여기고 있는 중국에서는 중학교 생물이나 정치 시간에 성교육을 받으며 고등학교나 대학에서는 무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왕양의 부모도 성교육 서적을 내겠다는 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 교수들도 대학가에 성개방 풍조가 확산될 것이라며 결사 반대하고 있다.

양짜이융(楊再勇) 구이저우민족학원 교수는 "자신과 친구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전파력과 설득력은 강하지만 학생들에게 성개방을 암시하거나 오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구이저우대학 외국어학과의 야오밍쥔(姚名軍)군은 "성지식이 지나치면 학생들의 성개방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이는 대학생 자신의 판단력가 이해력에 맡겨야 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