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석궁 피습을 당한 데 이어 법원 등기소장이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이 휘두른 흉기에 다치는 등 사법부 관계자들에 대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이날 청주지법 제천지원 단양등기소 황모 소장(46)이 민원인 표모씨(48)가 휘두른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황 소장은 가슴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부상 정도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자신이 패소한 사건의 판결문을 들고 단양등기소를 찾아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신청을 냈던 표씨는 15일 황 소장이 "등기가 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니 등기신청을 취하하라"고 권유하자 욕설과 협박 등 소란을 피운 뒤 16일 오전 등기소 사무실에 난입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판사 석궁피습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송파경찰서는 성균관대 전 교수인 김명호씨(50)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씨가 사전에 박홍우 부장판사의 집을 2~3회 답사했고 석궁과 화살 9개,칼,노끈 등을 미리 준비해 퇴근 시간에 맞춰 아파트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박 판사가 나타나자마자 위해를 가한 점 등에 비춰 처음부터 살해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살해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