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입장 처음 밝혀..`日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9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처형방식은 잘못됐으나, 이로 인해 후세인이 생전 저지른 범죄들이 면탈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다른 장관들과 나의 대변인의 언급으로 명백해졌듯, 사담의 처형 방식은 완전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그러나 그것이 이라크 국민에게 자행한 그의 범죄를 보는 우리들의 눈을 가리워서는 안된다"면서 무수한 이라크 양민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100만명의 사상자를 내고, 국민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한 마을 주민들을 `싹쓸이'하듯 몰살시킨 행위를 조목조목 거론했다.

그는 "사담이 저지른 범죄들이 그의 처형방식을 정당화해주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처형방식이 이런 범죄들을 용납해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또 "처형 방식은 받아들일수 없고 잘못됐다.

그러나 우리는 사담의 희생자들, 정치행위라는 포장 속에 그가 의도적으로 사살한 사람들을 잊어버리자는 태도로 돌변해서는 안된다"고 일부 온정론에 제동을 걸었다.

블레어 총리는 앞서 후세인 처형에 일절 논평하지 않은채 침묵으로 일관해오다,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지난 7일 대변인을 통해 처형 방식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짤막한 입장만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블레어 총리는 정치개혁과 경제성장은 일본에 "국제무대에서 합당한 지위를 갖도록 해줄 것"이라며 "이를 위한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믿는다"는 말로 사실상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했다.

그는 일본이 북핵 6자회담, 국제 기후변화 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남부 이라크에도 파병한 점을 언급하며 이처럼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