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학이 미국 문학을 누르고 국내 번역소설 시장에서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소개된 일본 문학작품은 509종ㆍ153만부(대한출판문화협회 집계)로 455종ㆍ123만부의 미국 문학을 크게 앞질렀다.

10년 전인 1996년에는 일본 문학이 135종ㆍ46만부로 번역문학 출판물 총수의 11%,발행부수의 10%에 불과했으나 2000년 303종ㆍ79만부,2003년 372종ㆍ97만부,2005년 422종ㆍ132만부로 매년 급성장하면서 번역문학 총수의 29%,발행부수의 32%를 점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는 서점 판매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교보문고의 외국소설 부문 연간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일본 소설은 20위권에 8권이나 이름을 올렸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쓰지 히토나리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에쿠니 가오리의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와 '반짝반짝 빛나는''냉정과 열정 사이',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등이 그것.

이에 비해 미국 문학은 1996년 411종ㆍ178만부로 번역문학 총수의 36%,발행부수의 41%를 차지하다가 2000년 451종ㆍ168만부,2005년 569종ㆍ173만부로 미미한 성장세를 보이는 데 그쳤다.

판매에서도 예전만 못하다.

따라서 일본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출판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작품에 대한 선인세도 치솟고 있다.

양대 문학상인 아쿠타가와ㆍ나오키상 수상작은 최소 2000만원 이상.한 인터넷 소설가 출신의 작품은 7000만원대를 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 관계자들은 "일본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잘 팔리면서 작가들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출판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것이 다시 선인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본 문학이 강세를 띠는 것은 연애ㆍ성장ㆍ미스터리ㆍ사회심리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쿨한 내용을 개성적인 문체로 묘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애소설에서는 에쿠니 가오리와 쓰지 히토나리ㆍ가타야마 교이치,미스터리에서는 미야베 미유키ㆍ이사카 고타로ㆍ온다 리쿠,사회심리소설에서는 이시다 이라ㆍ야마모토 후미오ㆍ요시다 슈이치,성장소설에서는 가네시로 가즈키 등이 유명 작가로 꼽힌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