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예상 현직 의원들에게 재출마 권고

"제발 은퇴하지 말고 한 번 더 출마해 달라"

2008년 선거를 앞두고 미 공화당과 민주당이 은퇴를 검토하고 있거나 은퇴 가능성이 있는 70, 80대 고령 의원들에게 재출마를 권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보도했다.

한국에서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일부 정치권 인사들이 "60세 이상은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며 은퇴를 압박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미 정계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현직 프리미엄'이 엄청나기 때문.

포스트는 지난 달 중간선거에서 12년 만에 상하원 다수당의 자리를 민주당에 내준 공화당이 2008년 선거 때면 70세가 넘는 상원과 하원의 원로들 다수가 은퇴를 결정하면 민주당과의 의석 차가 더 벌어지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공화당 지도부는 2008년 선거를 치러야 하는 고령 의원들의 출마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재출마를 권고하고 있다는 것.
민주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팀 존슨 상원의원(사우스 다코타주)의 갑작스런 뇌출혈 입원으로 인해 상원 다수당의 자리를 다시 빼앗길 지 모르는 위기에 상황에 처하는 등 `불안한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노인 의료보험 대상자'인 나이 많은 의원들에게 한번 더 출마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현직 의원이 물러나면 `현직 프리미엄'이 없어지게 돼 더 치열하고 돈도 더 많이 들여 당내 예비선거와 본선거를 치러야 하며 당선된 가능성도 줄어든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포스트는 분석했다.

2년마다 재적 의원(100명)의 3분의 1을 다시 뽑는 상원의 경우 2008년 선거가 치러지는 곳은 공화당 현역 의원 지역이 21곳, 민주당 현역 의원이 12곳으로 공화당의 경우 지금보다 1석 이상을 더 차지해야 다수당 자리를 탈환할 수 있어 2008년도 선거여건이 2006년보다 훨씬 힘든 상황이다.

특히 공화당의 경우 테드 스티븐스(알래스카주) 의원이 2008년에 83세가 되는 것을 비롯해 70세 이상 의원이 6명에 달한다.

반면 민주당은 70세 이상이 2명에 불과해 공화당 의원들의 `불출마 위험도'가 높다.

하원의 경우 공화당에선 30여명 정도 은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