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신장사거리 상권은 인구 13만여명의 하남시 전역에서 소비자들이 몰려드는 유입상권이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이 한 곳도 없는 하남에서 유일하게 형성된 패션상권이기도 하다.

의류나 잡화 등 패션상품 쇼핑을 하기 위해서는 신장사거리를 이용해야 하지만 다양한 브랜드가 없다는 게 흠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드물어 10대,20대 젊은이들은 서울 천호동 로데오거리나 잠실의 백화점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신장사거리 상권도 대략 세 구역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신장사거리에서 서울 천호동 방향으로 형성된 대로변 상가는 이 일대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서울과 하남을 오가는 버스들이 지나는 길목이고 버스 정류장이 사거리 인근에 있어 인도가 비좁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다.

방과 후에 중·고등학생들이 끊임없이 지나가는 동선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기서는 10대들을 겨냥한 상품과 10대 취향의 가게가 제격이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유동인구가 많아 현재 다양한 업종이 분포하고 있지만 10대가 드나들 만한 팬시,잡화선물,아이스크림,패스트푸드점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밥집은 학생들이 주 고객이지만 경쟁점이 많아 피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서 팀장은 덧붙였다.

패션업종은 가게도 많을 뿐더러 7~8평 가게 권리금과 보증금이 1억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시세가 비싸 큰 재미를 보지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신장사거리에서 덕풍천으로 이어지는 대로변 상가는 패션업종 가게 일색이다.

이 가게들이 취급하는 브랜드는 주부들이 좋아하는 중년 캐주얼이 대부분이다.

의류 경기가 좋았던 2000년대 초반 권리금이 높게 형성돼 있었던 탓에 지금도 권리금이 2억원을 호가한다.

일부 의류 대리점은 매출순위로 전국 5위권 안에 들 정도로 당시는 호황이었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이사는 "여기에 둥지를 튼 상인들은 대부분 수도권 일대에 옷 가게 3~4개씩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장사에 이력이 난 사람들"이라며 "초보자들이 무리하게 이곳에 들어가면 본전도 못 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근에 오피스가 절대적으로 부족,고객 대부분이 주부들에 국한된 것도 신규 진입자들이 들어오기 힘든 요인으로 꼽힌다.

가게 주인과 손님 간에 오랫동안 축적된 친분이 매출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단골장사'로 가게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불경기 때 단골장사는 더 위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서도 틈새업종은 있다.

성남 신흥동,안양 일번가 등의 지하상가에서 볼 수 있는 저가형 신발이나 가방 전문점은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

청바지전문점도 이곳에서 찾기 힘든 업종이어서 창업을 고려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신장사거리에서 신장초등학교로 향하는 대로변 상가와 신장재래시장도 서울 천호동 방향 못지않게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다른 점은 유동인구 대부분이 40대 이상으로 나이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재래시장과 맞닿아 있는 상권 특성 때문이다.

재래시장과 도로변 상가가 접점을 이루는 점을 감안,'다이소'와 같은 저가 생활용품점이 유망한 곳으로 꼽힌다.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는 "서비스 업종이 상당히 부족해 보이므로 도로변에 미용실이나 저가형 피부관리점을 내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며 "수원 남문이나 용인 김량장동 사례에서 보듯이 재래시장과 로드숍이 이어져 있는 상권에서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1만원 이하에 파는 저가 속옷점이나 신발점이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신장사거리 일대에서 창업할 때 감안해야 할 것은 대형 마트의 출점 여부나 시기다.

인구가 적은 소도시 특성상 대형 마트가 문을 열면 상당수 주부들이 이 상권을 이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수요가 한정된 도시에서 대형 마트가 소비자들을 빨아들이는 '블랙 홀' 역할을 한다면 식품이나 생활용품 등 일부 품목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