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주식시장에서도 '짝수 해에는 부진, 홀수 해에는 상승'이란 세간의 공식이 들어 맞을까.

최근 몇 년 간 국내 증시가 경제성장 사이클과 맞물려 '짝수 해에는 하락 또는 부진했다가 홀수 해에는 상승'하는 해걸이 현상을 반복함에 따라 내년에도 이 같은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11일 보고서를 통해 "2000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짝수 해에는 평균 12% 하락한 반면 홀수 해에는 평균 40% 이상의 상승했다"며 "올해도 짝수 해의 약세 현상이 이어진 만큼 내년에는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의 투자전략가들은 펀드매니저들에게 홀수 해에는 주식 투자를, 짝수 해에는 채권 투자를 각각 권유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이 같은 패턴을 보이는 것은 외환 위기 이후 국내 경기사이클이 짧아져 1년 단위로 경기확장과 경기수축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
그러나 경제성장률은 주식시장의 연간 수익률과는 반대 양상을 나타내 2000년 이후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짝수 해에는 6.3%이지만 홀수 해에는 3.8% 수준을 보였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짝수 해의 경우 경기는 상반기에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가면서 경기가 둔화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은 높아도 주가 수익률은 부진했으나, 홀수 해의 경기는 상반기에 저점을 거쳐 점차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낮아도 주식시장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경제주기상 홀수 해는 경기 회복기, 짝수 해는 둔화기라는 점때문에 주가도 이와 동조화현상을 보여 홀수 해에는 평균 40% 이상 상승한 반면 짝수 해에는 평균 20% 가량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지수지수의 수익률은 1% 정도에 그치고 있으나 내년에는 경기 회복 모멘텀과 기업들의 실적개선,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수재개 가능성 등으로 호조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4%대 중반으로 올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나 내년 1.4분기 중 경기 저점을 통과해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전형적인 홀수 해의 경기사이클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한국은행은 올해 4.4분기 GDP가 작년 동기 대비 4.1% 성장해 연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내년 성장률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4.0%, 4.7%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올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경기는 내년 1.4분기에 저점을 형성해 올해 4.4분기와 내년 1.4분기에 걸쳐 U자 형태로 경기 저점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대신증권의 성 연구원은 "내년 2.4분기가 주식시장의 중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내년 1.4분기 환율 하락 및 경기저점 등으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해 실적 발표 시즌인 2.4분기에 주가 하락을 거쳐 반등하는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의 연간 수익률과 GDP 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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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수해│지수상승률 │GDP성장률 │홀수해 │지수상승률 │GDP성장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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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51% │8.50% │2001년 │37% │3.80% │
├───┼──────┼─────┼─────┼──────┼─────┤
│2002년│-10% │7.00% │2003년 │29% │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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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11% │4.70% │2005년 │54% │4.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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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1% │5.00% │2007년 │? │4.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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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대신증권>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