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아무리 많아도 고급 스포츠카와 요트 제트기 등은 사지 않고 빌려 쓴다.'

고급 스포츠카와 요트 등을 사지 않고 빌려 쓰는 풍조가 특히 유럽 부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소유하는 것보다 빌려 쓰는 것이 관리의 번거로움을 피하고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 전문가인 이탈리아인 미켈레는 그가 좋아하는 스포츠카 페라리 430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막강한 재력을 자랑하지만 클럽에 가입해 필요할 때 빌려 쓴다.

그는 "페라리는 관리를 잘해주어야 한다"면서 "관리인을 따로 둔다 해도 대부분 이런 종류의 차를 잘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입한 클럽의 이름은 '서클 클럽'.이 클럽은 밀라노에서 문을 연 지 1년 남짓되지만 람보르기니나 마세라티, 포르셰 등 최고급 차를 50대나 보유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요트나 제트기 등을 구매하지 않고 빌려 쓰려는 부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한 이 같은 회원제 클럽이 늘어나고 있다.

런던의 P1인터내셔널이나 샌프란시스코의 클럽 스포티바처럼 서클 클럽도 회원들에게 일정액에 대해 이들 차량을 일정 시간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들 클럽은 가입비를 낸 제한된 수의 회원으로 구성되며 기존 회원의 추천을 받는 형식으로 가입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이나 관리의 번거로움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부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면서 "돈 많은 사람들에게 소유한다는 것이 골치아픈 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빌려쓰기 풍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물론 경제적인 고려도 한몫하고 있다.

P1인터내셔널을 설립한 마이클 브린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1년에 요트를 타는 날이 2주일을 넘지 않는다"면서 "이를 위해 수백만달러짜리 요트를 1년 내내 놀려두고 감가상각과 관리비를 부담해야하는 것은 낭비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런 사업 모델은 레저산업에도 번져 미국과 아시아에서는 부유한 사람들이 연회비를 내고 이용하는 호화 리조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