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기관투자가가 선호하는 업종과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기관들이 펀드 수익률 관리를 위해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매수세에 적극 가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중장기간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가능한 종목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한두 해 '반짝 실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이 예상되는 기업이 장기 레이스에서 승리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 4분기엔 기관 움직임에 주목해야

8일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기관이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로 전환한 2004년 3분기 이후 기관의 순매수 금액을 분기별로 조사한 결과 4분기 순매수 금액이 다른 분기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4분기는 전 분기보다 4조2700억원,2005년 4분기는 직전 분기보다 1조2900억원 각각 순매수 규모가 컸다.

올해도 10월 이후 지난 5일까지 기관의 순매수 금액은 3조8300억원으로 4분기 전체로 볼 때 전 분기(7조7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연말을 앞두고 기관이 사들이는 업종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월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안정진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기관 선호 업종이나 종목을 공략하는 것이 연말장에서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4분기 들어 시가총액 대비 기관 순매수 금액이 큰 업종은 유통 화학 건설 음식료품 증권 의약품 등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종목별로는 삼성물산의 경우 기관이 지난달 873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이달에도 7일까지 469억원어치를 추가로 사들였다.

대우인터내셔널(735억원) 대우증권(843억원) 한화(524억원) SK케미칼(450억원) 한미약품(341억원) 등도 지난달 이후 7일까지 기관 순매수 금액이 큰 종목들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에 비해 펀드 성적이 저조해 기관들이 연말 수익률 관리를 위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장기 성장 가능성이 투자 잣대

NH투자증권은 이날 '지속가능성장률'이 높은 기업을 유망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내부유보율의 곱으로 계산되는 '지속가능성장률'이 높을수록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증권사 박선오 연구원은 "과대 성장 기업은 단기적 외형 성장에 치우쳐 수익성과 자금 흐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반면 과소 성장 기업은 벌어놓은 돈을 쌓아놓기만 해 저성장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며 "지속가능성장률 지표가 높은 기업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종목으론 삼성전자 포스코 SK텔레콤 S-Oil 아모레퍼시픽 대림산업 호남석유 롯데칠성 한미약품 오뚜기 등이 꼽혔다.

또 SK㈜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고려아연 대한전선 등은 단기 유망주로 선정했다.

코스닥 기업으로는 태웅 에스에프에이 현진소재 성광벤드 피앤텔 등이 단기 유망주에 포함됐다.

박해영·서정환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