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약진 장기적 호재..對월가 정치입김 약화 기대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전세계 증시의 풍향계인 뉴욕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중간선거가 8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각) 인디애나와 켄터키주들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마감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간선거는 미국 서부주들인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그리고 하와이를 끝으로 이날 오후 2시 모두 마감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역별로 투표가 마감되면서 나오는 출구조사 결과를 예의 주시하면서도 이번 선거가 증시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으로 점치고 있다.

또 그 영향이 부정적이기보다는 특히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선거 당일 뉴욕 증시가 강세를 이어간 점도 이런 맥락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기업 수익성이 호조를 이어가고 유가 약세도 여전히 완연한 상황에서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와 나스닥, 그리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3대 지수는 이날 일제히 상승해 마감됐다.

상승폭은 다우와 나스닥이 똑같은 0.42%를 기록했으며 S&P의 경우 0.22%로 조금 처졌다.

다우와 나스닥의 경우 장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존스턴 레먼의 데이비드 스트라우스 투자전략가는 민주당이 12년만에 하원 주도권을 되찾고 상원의 경우 공화당이 아슬아슬하게 다수당의 위치를 유지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보면서 이 구도는 "증시에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백악관을 민주당이 더 세게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조지 부시 대통령 2기 집권 후반기에 월가에 대한 정치권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의 데이비드 리너하이머 애널리스트도 "집권당인 공화당이 지난 12년간 보유해온 상.하원 주도권을 어떤 형태로든 상실하는 것이 경제에는 약이 될 수 있다"면서 "입법 견제가 심하고 정부 지출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NN 머니는 하원은 민주당 장악이 확정적인데 반해 상원의 경우 박빙의 승패가 예상되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의회 주도권이 모두 민주당으로 넘어가거나 양분될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런 의회 구도의 변화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면서 이것이 장기적으로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CNN 머니는 분석했다.

파트너레 애셋 매니지먼트의 존 데이비슨 사장은 CNN 머니에 "의회와 백악관이 서로 견제하면 불합리한 정책으로 인해 재계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CNN 머니는 이와 관련해 지난 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을 상기시키면서 당시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해 백악관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장기 호황을 누렸다고 지적했다.

닷컴 열풍도 이 시기였음을 덧붙였다.

CNN 머니는 증시가 주목하는 선거철의 투자 타이밍에 관해서도 최근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뉴욕 증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승하다가 투표 후 연말까지 반락하는 전통이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지난 104년간 이런 추세에 큰 이변이 없었다는 것이다.

또 의회 주도권이 일부 혹은 모두 바뀌는 것이 다우지수 상승으로 대개 이어졌다는 분석도 덧붙여졌다.

그러나 상승세는 선거 후 연말까지 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음도 명심하라고 네드 리서치는 강조했다.

따라서 올해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CNN 머니는 전망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그러나 선거결과 예측이 어려울수록 선거 후유증이 증시에 미치는 타격이 컸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이번 중간선거 결과, 특히 상원의 향배에 따른 단기적 파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원은 공화당이 4석을 잃어도 간신히 주도권을 유지하지만 6석을 내줄 경우 민주당이 탈환하게 된다.

CNN 머니는 민주당의 의회 주도권이 강화되는 것이 증시에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거듭 지적하면서 집권당이 대통령 임기 후반에는 다음번 대선을 의식해 논란이 많은 주요 법안을 가급적 처리하지 않으려는 성향을 보인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이것이 증시에는 호재라는 것이다.

CNN 머니는 그러나 선거 후유증이 연기금 혹은 기관투자자에 비해 개인 투자자에게 더 많이 미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점을 '개미군단'이 유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달러는 민주당의 의회 장악권이 확대되는 것이 미국의 보호주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에 영향받아 선거 당일 다른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금도 관망세가 확산되는 가운데 소폭 하락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