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相衍 < 한국세큐리트 대표 sangyeoncho@hanglas.co.kr >

매는 지상의 목표물을 낚아챌 때 먼저 직 하강해 최대한 속도를 올린 다음 수평으로 먹이에 접근한다.

다시 말해 가장 가까운 직선거리를 택하지 않는다는 것인데,이는 거리는 다소 멀지만 먹이에 다가가는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성공확률을 높이려는 본능적 행동이다.

어항 속의 물고기나 물체가 실제보다 떠 보이는 것은 빛이 직선으로 우리 눈까지 오지 않고 수면에서 약간 꺾여 오기 때문이다.

이는 물과 공기중의 빛의 속도가 달라 두 지점간의 거리는 다소 멀어지지만 최소 시간이 소요되는 경로를 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연의 원리는 생물,무생물을 막론하고 최고의 효율을 얻기 위해 최소 시간이 걸리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매의 경우와 같이 최고의 효과를 얻기 위해 처음에는 우회하는 전략을 우회축적이라고 하며,사람이 어려서부터 바로 돈을 버는 대신 상당기간 공부를 해 남보다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장래에 더 큰 부(富)를 쌓으려는 것이나 생산 기업이 자본재에 투자함으로써 장래에 더 큰 생산 효과를 얻으려는 것들이 대표적인 우회축적이라 하겠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래 수십억년간 진화한 결과 유전자는 가장 생존에 유리하고,후대에 전달이 잘 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되었다.

이것을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라고 부르기에 이르렀다.

무릇 모든 원리는 각자가 유리한 방향으로 행동한다는 말이다.

교육을 나라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한다.

백 번 지당한 말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해마다 되풀이 되는 교육 정책의 잦은 변경은 입시를 치르는 학생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답답하게 했다.

최근 조기 해외유학을 위해 한국을 떠나는 학생들이 급증했다거나 유학박람회나 유학원이 성시(成市)를 이룬다는 보도는 우리의 교육정책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의 제반 시스템이 개인의 욕구에 부응할 수 없도록 돼있어 생기는 현상이 아닐까 걱정스럽다.

문제점은 개선해야 하지만,정부 정책은 최소한의 규제만 하고 부조리나 부정을 막는 감시 기능 외에는 가능한 시장 원리에 의해 작동되도록 해야 경쟁력이 살아나지 않을까.

오늘 한국이 IT(정보통신) 강국이 된 것은 과거 정부 내 IT를 관리 감독할 조직이 없어서였다거나,교육부가 없어야 한국 교육이 잘 될 것이란 우스개 소리는 사실 여부를 떠나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무만 보다 숲을 보지 못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