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이 자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진출을 막기 위해 "더러운 전쟁(a dirty war)"을 벌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16일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표결을 하루 앞둔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행한 연설에서 "총검을 가지고 나가라! 베네수엘라가 안보리에 간다"며 유엔 주재 자국 대사를 격려했다.

베네수엘라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놓고 미국의 후원을 받고 있는 과테말라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중남미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은 반미(反美) 노선을 걷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유엔 안보리 진출을 저지시키기 위해 과테말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 중동 일부 국가들은 베네수엘라를 지지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53개국도 베네수엘라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
아시아 54개국은 의견이 양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테말라는 유럽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은 베네수엘라를 지지하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 진영과 과테말라를 지지하는 중미 대다수 국가, 콜롬비아 진영으로 양분돼 있다.

베네수엘라와 과테말라 중 어느 쪽을 지지할 것인지를 놓고 집권 중도 좌파연합의 의견의 분열됐던 칠레는 표결에 기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베네수엘라는 16일 실시될 유엔 총회 비밀투표에서 192개 유엔 회원국 과반수의 지지는 얻겠지만 안보리 진출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지지는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제3의 `타협 후보자'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두 나라 중 어느 한 쪽도 3분의 2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33개 남미 국가들은 다른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중남미에서 반미주의를 주도하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은 미국이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서반구 문제 협의회의 래리 번스 회장은 "이번 표결이야 말로 진정한 레슬링 경기"라며 "헤비급이 만났다"고 말했다.

(카라카스.유엔본부 AP.로이터=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