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북한의 핵 그물에 갇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핵 실험이 미칠 파장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메가톤급 악재가 증시를 강타한 만큼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면서 위험관리에 주력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증시에 패닉 '강습' = 9일 추석 연휴 이후 나흘만에 개장한 증시는 일단 순조롭게 출발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는 등 뉴욕증시 랠리가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는 4.59포인트 상승 출발한 뒤 장 초반 1,360선을 넘어서는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경계감이 고조되면서 약세로 돌아서더니 급기야 북한의 핵 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패닉 양상으로 돌변, 한때 50포인트 가까이 빠지며 1,30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특히 수급기반이 취약한 코스닥시장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물량이 쏟아지면서 코스닥지수 하락률이 장중 10%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낙폭을 나타냈다.

◇`視界 제로' = 북한이 핵 실험을 실행에 옮김에 따라 증시는 상당기간 지정학적 리스크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어떤 형태의 제재에 나설 것인지도 증시 기상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현대증권 김지환 산업분석팀장은 "다음 예정된 수순은 유엔의 대북제제일 것"이라면서 "이미 주식시장은 고위험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홍기석 증권조사파트장은 "만약 경제제재에 한정한다면 이는 펀더멘털에 큰 영향을 끼치기는 어려울 것이어서 추가 낙폭은 제한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추후의 조치에 따라 시장의 반응은 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지수 방어선은 =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북핵 악재로 인해 코스피지수 1,300선 아래에서 저항선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최악의 국면을 가정해서 움직이는 상황"이라면서 "코스피지수가 최소 50포인트 정도 더 빠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의 상승추세에는 변함이 없음을 전제하면서 "향후 북한의 동향과 국제정세 변화를 지켜봐야 겠지만 하루이틀 추가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1,250선을 지지선으로 설정했다.

동양증권 김주형 연구위원은 "외국계 시각이 보다 중요한데 외국계 매수 동향과 연휴 중 한국물 해외DR 흐름, 외평채 가산금리 동향 등을 볼 때 외국계 심리가 그리 부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1,280선 부근에서 가격적, 기술적으로 지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글로벌 경기가 연착륙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기업실적도 호전 추세이기 때문에 이번 고비를 넘기면 증시가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할 것"이라면서 "10월 중순까지 코스피지수 1,280~1,300 수준에서 저점 테스트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정상기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