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최근 2개월 사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미분양 물량의 급속한 소진은 서울시의 후분양제 발표로 향후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과 4분기 이후 집값이 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새 서울·수도권 미분양 단지에 실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최장 1년 가까이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던 단지에서 잔량이 모두 팔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부터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왔던 파주 운정지구 한라비발디 단지의 분양 여파로 수도권 북부지역 미분양 단지의 계약이 탄력을 받고 있다.

또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논란과 후분양제 도입,중·소형 아파트 전세난 등이 겹쳐 서울 강북권에서도 미분양 물건 계약이 급격히 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정릉 6구역 현대아파트는 지난주 모든 미분양 물건의 계약을 마감했다.

작년 말 초기 분양 이후 발생했던 30%의 미계약 물량의 경우 1년 동안 매수세가 거의 없다 지난 7월 이후 두 달 동안 잔량이 모두 팔렸다.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단지들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올 봄까지 60% 정도의 미분양 물량을 안고 있던 고양 동익미라벨 단지도 지난 두 달간 저층부 15%를 빼고는 다 팔렸다.

주택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파주 운정지구,은평뉴타운 등의 고분양가 논란 촉발로 수도권 지역의 매매가와 분양가가 크게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정부의 집값 안정 대책을 믿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매매 조건이 좋은 미분양 물건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