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관심 고조-유가하락-증시활황 '3호재'
등돌린 보수층 복귀..지지율 회복 뚜렷


끝없이 추락하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 11월 중간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을 끌고 있다.

물론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현재로선 때이른 감이 적지 않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선 "이제 바닥을 친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분석가와 미 주요언론들은 무엇보다 부시 대통령이 9.11 테러 5주년을 앞두고 '안보 이슈'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게 국민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타임스는 18일 "부시 대통령의 안보 공세가 어필한 것 같다"면서 "전반적인 경제 호황에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유가가 하락하고, 증시가 활황장으로 돌아선게 부시 행정부에 대한 호평으로 돌아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 여론조사기구 입소스는 지난 15일 소비자 신뢰도 조사 결과에서 "미국인들은 확실하게 낙관적인 분위기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한 선거전문가는 "미국 공화당 후보들이 부시 대통령 및 소속 정당과의 차별화, 거리두기를 시도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물론 민주당도 '패배주의 정당' 비난에 직면, 이라크전을 주제로 맞불을 놨지만 이라크에서의 병력 철수의 논리적 근거를 국민들에게 설득력있게 제시하는데 실패한 것도 공화당의 상승세를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확실히 선전하고 있다.

타임스는 이날 중립적 여론조사기관 조그비를 인용, 그간 열세를 면치 못해온 공화당이 민주당에 3% 정도까지 격차를 좁혔다고 전했다.

이처럼 공화당의 인기가 반전한 데는 부시 대통령이 안보 공세를 집중적으로 펼침으로써 그간 부시의 정책에 실망, 등을 돌렸던 보수층이 다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조그비는 분석했다.

집나간 '토끼'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과 NBC뉴스가 공동 실시, 지난 14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시 지지율은 42%를 기록, 반전세로 돌아섰다.

40% 이하의 수준에서 머물렀던 지난 7월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여론조사관련 인터넷매체 라스무센리포트도 지난 11일 부시 대통령의 9.11 테러 5주년 TV연설 이후 3일간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부시의 지지도가 47%로 상승, 지난 2월 이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부시 지지도는 지난 2월 45%를 기록한 이후 급락세로 돌변, 지금까지 40%선에서 머물러 왔다.

이 조사에선 특히 공화당원들 가운데 85%가 부시 대통령을 지지, 지지도 반등의 주요인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공화당원의 부시 지지도는 66%에 불과했다.

조그비는 "아직도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압승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많지만 앞으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민주당이 압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워싱턴 타임스는 전했다.

현재 갤럽은 민주당이 여전히 공화당에 비해 전반적으로 12% 정도의 우위를 지켜나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라스무센리포트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관련, 상원 100석 가운데 당장 투표를 실시할 경우 공화당 49석, 민주당 45석을 각각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민주당이 하원에서는 압승, 상원에서 박빙의 시소게임을 벌일 것이라던 기존의 여론조사 결과에 비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선거는 2개월 가까이 남아 있어 부시의 인기가 계속 회복될 것이라고 속단하긴 힘든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이 9.11 테러 5주년을 앞두고 행한 일련의 안보 연설이 효과를 발휘한 것만은 분명하나 그 약발이 언제까지 갈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