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게임장 업주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이하 한컴산) 김민석 회장(41)을 지난 29일 심야에 전격 체포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이 상품권 발행업체 안다미로 김용환 대표와 함께 사행성 게임 비리를 둘러싼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30일 김민석 한컴산 회장을 체포하고 거주지를 압수 수색했다고 밝혔다.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이날 "김씨에 대한 야간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29일 밤 11시께 김씨의 거주지를 압수 수색하고 김씨를 체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성인 오락실 게임기 '황금성' 제작업체인 현대코리아로부터 금품을 받고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이하 영등위)에 심의를 청탁한 혐의다.

김씨는 또 개인적으로 대구에서 게임기 150대 규모의 황금성 오락실을 운영,수억원대의 불법 이득을 올린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검찰의 압수 수색 직전 거주지인 잠실의 한 주상복합건물 36층 창밖으로 통장과 각종 서류를 찢고 컴퓨터 보조기억장치인 USB메모리스틱 및 휴대폰을 내던졌다.

그는 또 노트북 컴퓨터의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2003년 한컴산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상품권 인증제 도입을 주도하면서 정치권 등에 로비 활동을 벌였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문화관광부가 2004년 7월 경품용 상품권 폐지 방침을 밝힌 뒤 한컴산의 의견을 구해 인증제로 제도를 바꾼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조만간 문화부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김씨가 지난해 4월 열린우리당 강혜숙 의원이 발의한 '경품용 상품권 폐지' 법률안 통과를 저지하려고 국회 문광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 활동을 펼쳐 법안이 문광위에서 자동폐기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영등위 로비는 김민석 회장이,상품권 로비는 김용환 안다미로 대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이 2004년 말 상품권 인증제가 도입되는 과정에서 김용환 대표는 상품권 발행업체로서,김민석 회장은 게임장 업주 대표로서 이익이 맞아떨어졌고 상품권이 사행성 게임의 경품으로 정착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댄스게임기 '펌프'로 대박을 터뜨려 게임업계에 입성한 김용환 대표의 경우,상품권 제도 초반부터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다.

김 대표는 펌프의 인기가 시들해진 2002년 회사 이름을 안다미로로 바꾸고 '포켓머니 문화상품권'을 발행했다.

2002년은 문화부가 경품용 상품권을 도입한 해로 김씨는 정부 관계자 등을 상대로 경품용 상품권 도입을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게다가 당시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받지 못했던 안다미로는 2004년 12월 상품권 인증제를 도입한 뒤 22개 발행 인증업체에 포함됐다.

그러나 안다미로는 가맹점을 속인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6월30일 인증이 취소됐지만 6일 뒤 상품권 인증제가 지정제로 바뀌면서 재지정됐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해피머니아이엔씨,싸이렉스,삼미,코윈솔루션,씨큐텍 등 보증한도를 초과해 상품권를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상품권 발행 업체 대표도 소환키로 했다.

김동욱·김현예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