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매암동의 철구조물 제조 업체인 A사는 1년여 동안 끌어오던 공장 증설 문제를 최근 속시원하게 해결했다.

수주 물량 증가로 공장 증설이 불가피했던 이 회사는 기존 공장부지 옆 600여평을 새로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번번이 토지 소유주의 반대에 부딪히며 공장 증축 문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다급해진 A사는 결국 생산시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내부 방침까지 정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울산시 기업민원처리센터를 찾았다.

회사는 이곳에서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기업민원처리센터가 현장 확인을 거친 다음 A사가 공장 외곽에 보유하고 있던 토지 130평과 토지 소유자의 600평 부지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중재에 나서 문제를 바로 해결한 것.회사는 토지 맞교환으로 차이나는 면적 470평에 대한 매입 비용만 지불,투자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얻었다.

울산시 기업민원처리센터가 '기업 애로 해결사'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4월 이 센터가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440건의 민원을 접수,이 중 357건을 완전 해결했다.

민원 해결 비율이 81.1%에 달하는 셈이다.

미해결 기업 민원 가운데 61건은 이미 처리 작업을 진행 중이며 법률적인 한계 때문에 처리하지 못한 기업 애로 사항은 22건에 불과하다.

울산 북구 달천농공단지에 있는 80여개 자동차부품 업체들도 기업민원처리센터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이들 기업은 공단 내에 우편물 취급소가 없어 3.5km 떨어져 있는 농소3동까지 출장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했다.

우체국에서는 공단 내 우편 물량이 적어 우편물 취급소를 설치하는 데 난색을 표했다.

이 문제를 풀어낸 곳도 기업민원처리센터였다.

센터가 직접 나서 우체국을 설득,매주 3회 출장우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공장정비 전문업체인 D사(울산 남구 야음동)는 긴급 자금 문제까지 해결했다.

지난해 건설플랜트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자금 압박을 받자 기업민원처리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센터는 울산신용보증재단을 통해 경영안정자금 1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다.

김상철 울산시 투자지원단 담당은 "과거에는 기업들이 지역 정서를 의식해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기업 여건에 따라 언제든지 떠나는 시대"라며 "원스톱 기업 민원 처리를 통한 기업사랑 운동은 앞으로 지방자치 경제의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민원처리센터가 접수한 민원은 자금에 관한 것이 108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술 38건,인·허가와 공장부지 각각 37건,인력 23건,법률 18건,도시계획 13건 등의 순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