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장차 통일 한국에서 불거질 간도 반환 요구에 대항하기 위해 이른바 '백두산 공정'을 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4일 사설에서 백두산과 고구려 유적을 둘러싼 남·북한과 중국 간 갈등을 '문화전쟁(the culture war)'으로 규정했다.

이어 한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중국의 공세는 한민족과의 국경을 현 상태로 못박으려는 장기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외교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장차 통일 한국이 옛 고구려에 속한 땅을 되돌려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맞설 근거를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월지는 "백두산은 한국과 북한 모두에 민족의 영산이자 근원으로 경의의 대상"이라며 "김정일은 백두산 기슭에서 태어났다는 주장으로 영도자로서의 정통성을 확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중 간 '문화전쟁'이 한 세기를 거슬러 올라간다고 소개하며 1909년 간도협약에 따라 한반도를 점령하고 있던 일제가 백두산의 절반을 포함한 한국의 옛 영토를 중국에 할양한 데서 갈등이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이후 중국은 백두산과 주변 지역이 만주족의 옛 땅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지역에 중국 역사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강조해왔다고 보도했다.

월지는 또 "중국은 백두산도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데서 나아가 발해의 수도였던 상경용천부 유적까지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중앙정부와 백두산이 속해 있는 지린성 정부는 동시다발적으로 백두산 공정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2월 유네스코에 백두산을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며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백두산 자락에 2008년 8월까지 공항을 건설하고 백두산 동부철도와 3개 고속도로망 등을 3년 안에 갖추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백두산 일대에서 미사일 발사훈련까지 실시,한국민의 공분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