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출시에 한글 내비게이션, 별도의 특별 옵션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고 소비자들의 기호도 높아지면서 수입차 업계에서 한국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와 안목이 높아지면서 정보기술(IT)에 이어 자동차 부문에서도 한국시장이 테스트 베드로 부상하자 각 업체들은 저마다 독특한 모델과 옵션 등을 내놓으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잡기'에 나서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닛산은 오는 10월 뉴 인피니티 G35 세단을 전세계 시장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의 수입차 고객들의 감각이 세계적인 수준에 달했다고 판단, 이들에게 신 모델을 먼저 선보인 뒤 단계적으로 타 지역에 제품을 발매한다는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닛산 관계자는 설명했다.

앞서 렉서스도 지난 4월 ES350을 전세계 판매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시장에서 출시했다.

렉서스는 특히 이 모델에 한국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와 사이드 방향지시등을 기본으로 채택했다.

볼보는 올 상반기 D5 디젤 모델을 아시아권 최초로 국내에서 출시하고 국내 디젤 자동차 시장의 확대를 위해 가격도 낮췄다.

BMW는 2002년 뉴 7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첫 생산분을 한국에서 판매했으며 작년 3월 선보인 뉴 3시리즈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이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푸조는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특별 개발한 최고급 A/V 시스템인 '프레지던트 패키지'를 뉴 607 HDi 모델에 장착했다.

이 패키지의 내비게이션은 한국어로 지원되고 3차원 입체 지도도 내장돼 있으며 지상파 DMB도 수신할 수 있다.

아우디도 최근 국내에 출시한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Q7에 한글 MMI(Multi-Media Interface)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로써 오디오와 TV, CD 플레이어 등 엔터테인먼트 장치에서 서스펜션 등 차량 시스템 제어 등을 한글로 안내를 받으며 손쉽게 조작할 수 있게 됐다.

BMW는 7시리즈 전 모델에 한글 K-내비게이션을 장착했고, 휴대폰 통화가 많은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최신형 휴대폰을 탑재, 운전자가 핸들의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통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업체들의 움직임은 무엇보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저변이 확대되고 고객들의 기대치나 요구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
올 상반기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193대로 작년 같은 기간 1만2천930대보다 56.2%나 늘면서 시장점유율 4.4%를 차지, 1987년 수입차 개방이래 최고의 기록을 수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고객들의 수준은 이미 새 모델에 대한 반응을 알아보는 테스트 베드의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시장 전망도 밝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을 중시하는 마케팅 전략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