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계속된 정치권 비리 스캔들로 인한 위기를 벗어나 재선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현지 언론이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를 인용, 26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이날 "룰라 대통령이 대통령직 상실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정치적 위기에서 완전히 회복돼 재선을 위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면서 "독일월드컵이 끝난 뒤 7월 말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룰라 대통령이 9개월 전만 해도 집권당의 야당의원 매수의혹으로 야권이 맹공을 가하면서 대통령직 사임 가능성은 물론 대선 불출마까지 고려할 정도로 위기를 겪었다"면서 "그러나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이 야권의 공세를 누그러뜨리면서 갈수록 재선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브라질 정부가 추진해온 저소득층 생계수당 지급 등을 통한 빈곤층 감소 정책이 룰라 대통령의 국민적 인기를 더욱 강화시켜주고 있으며,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룰라 대통령이 우세를 보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러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석유 자원을 무기로 각급 병원과 학교를 지원하고 빈곤층에 식량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룰라 대통령을 대신해 중남미 좌파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룰라 대통령이 대외정책에서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 비리 스캔들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점은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반(反) 부패'를 기치로 내걸고 당선된 룰라 대통령에게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언제든 룰라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