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수도권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하반기엔 불안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의 이른바 '집값 거품' 경고 이후 주택구입자들의 관망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데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억제까지 겹쳐 주택 매입 수요가 전세 수요로 대체되면서 작년 하반기와 비슷한 전셋값 오름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과 5대 신도시의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보다 각각 0.06%,0.05% 오르는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전셋값은 작년 1월 이후 18개월 만에 뒷걸음질쳐 -0.01% 내렸다.

이에 따라 전셋값은 지난 3월을 꼭짓점으로 확연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하반기에 상승세로 반전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가 집값 거품론을 제기한 이후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는 데다 주택담보대출 강화로 앞으로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수시기를 늦추는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집값 거품론에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까지 겹치자 주택 매수를 포기하고 전세를 구하려는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며 "하반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0가구 많은 8000여가구의 신규 아파트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늘어나는 전세 수요를 충족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가 전세 계약 갱신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짝수해라는 점도 전세시장 불안의 잠재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전세 재계약 물량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가을 이사철에는 자칫 전세 품귀현상까지 표면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하반기에 전세 재계약 물량이 많은 데다 기존 세입자들은 부동산시장 불안으로 이사를 꺼리고 있어 강남 등 인기주거 지역의 전세물량은 심각한 공급부족에 빠질 수 있다"며 "전세 수요자들은 남들보다 앞서 비수기인 7~8월부터 미리 전세물량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