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단지 재건축 못하게 해주세요"…용적률 규제에 분담금만 많아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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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속도가 빠른 서울 지역 재건축 단지들 가운데 재건축 연기나 반대를 주장하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들이 대부분 개발부담금 부과와 임대아파트 의무 건립 등 각종 규제로 사업 추진에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재건축 반대여론이 높은 곳은 서초구의 중층 단지 일부와 송파구 등지의 저층 단지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의 조합원은 "지금은 재건축을 해도 아무 이득이 없다"며 재건축조합이나 추진위원회의 사업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서초·송파 일부 단지 "재건축 추진 중단하라"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은 지난달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받은 것을 계기로 오히려 재건축 반대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다.
해당 조합은 일단 현재 제2종 일반주거지역인 상태로 일대일 재건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현재 송파구청에서 공람 중인 구역지정안에 대해 집단으로 반대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 가락시영 조합원은 "제3종으로의 종상향 없이 이대로 재건축을 하면 흉물스러운 주거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규제 완화 때까지) 좀더 기다려 보자"고 말했다.
사업시행인가가 진행 중인 서초구 서초동 삼호1차는 오는 9월 초 관리처분총회를 열 계획이지만 B단지(1∼4동)의 조합원 상당수가 재건축에 극구 반대하고 있다.
A단지(5∼10동)의 경우 290%대의 용적률을 받았지만,B단지는 241%밖에 받지 못해 형평에 어긋난다는 게 이유다.
B단지 관계자는 "현재 B단지 192가구 가운데 170가구가 재건축에 반대하고 있다"며 "동간 거리를 잘 못 책정한 건축심의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6차에서도 비상대책위가 만들어져 재건축 저지에 나섰다.
비대위측은 "추가 분담금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조합에서 분양신청을 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당초 35평형에서 43평형을 배정받으려면 1억480만원 정도의 분담금이 예상됐지만 이제는 3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사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성 악화가 가장 큰 이유
이처럼 재건축 저지 움직임이 심화되고 있는 이유는 해당 단지의 재건축 사업성 악화 때문이다.
임대아파트 의무건립,소형평형 의무비율 등의 규제가 적용되면서 과거 조합설립이나 시공사 선정 당시 조합원들에게 제시한 추가 분담금 등의 조건이 그대로 이행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각종 규제로)재건축 사업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조합원들의 분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간 이견이 생기는 곳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오는 9월25일부터 시행되는 재건축 개발부담금을 피하기 위해 조합들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무리하게 서두르는 것도 한 요인이다.
사업추진 속도에만 신경을 쓰면서 조합원들을 제대로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한 재건축 전문가는 "시공사와 이해 관계를 같이하는 조합이 리모델링 등의 다른 대안을 모색하지 않고,현 상태로 재건축을 밀어붙이는 것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재건축 추진 아파트 단지들이 대부분 개발부담금 부과와 임대아파트 의무 건립 등 각종 규제로 사업 추진에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재건축 반대여론이 높은 곳은 서초구의 중층 단지 일부와 송파구 등지의 저층 단지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의 조합원은 "지금은 재건축을 해도 아무 이득이 없다"며 재건축조합이나 추진위원회의 사업추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서초·송파 일부 단지 "재건축 추진 중단하라"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은 지난달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받은 것을 계기로 오히려 재건축 반대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다.
해당 조합은 일단 현재 제2종 일반주거지역인 상태로 일대일 재건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현재 송파구청에서 공람 중인 구역지정안에 대해 집단으로 반대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한 가락시영 조합원은 "제3종으로의 종상향 없이 이대로 재건축을 하면 흉물스러운 주거단지가 될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규제 완화 때까지) 좀더 기다려 보자"고 말했다.
사업시행인가가 진행 중인 서초구 서초동 삼호1차는 오는 9월 초 관리처분총회를 열 계획이지만 B단지(1∼4동)의 조합원 상당수가 재건축에 극구 반대하고 있다.
A단지(5∼10동)의 경우 290%대의 용적률을 받았지만,B단지는 241%밖에 받지 못해 형평에 어긋난다는 게 이유다.
B단지 관계자는 "현재 B단지 192가구 가운데 170가구가 재건축에 반대하고 있다"며 "동간 거리를 잘 못 책정한 건축심의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6차에서도 비상대책위가 만들어져 재건축 저지에 나섰다.
비대위측은 "추가 분담금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조합에서 분양신청을 받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당초 35평형에서 43평형을 배정받으려면 1억480만원 정도의 분담금이 예상됐지만 이제는 3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사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성 악화가 가장 큰 이유
이처럼 재건축 저지 움직임이 심화되고 있는 이유는 해당 단지의 재건축 사업성 악화 때문이다.
임대아파트 의무건립,소형평형 의무비율 등의 규제가 적용되면서 과거 조합설립이나 시공사 선정 당시 조합원들에게 제시한 추가 분담금 등의 조건이 그대로 이행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각종 규제로)재건축 사업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조합원들의 분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이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간 이견이 생기는 곳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오는 9월25일부터 시행되는 재건축 개발부담금을 피하기 위해 조합들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무리하게 서두르는 것도 한 요인이다.
사업추진 속도에만 신경을 쓰면서 조합원들을 제대로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한 재건축 전문가는 "시공사와 이해 관계를 같이하는 조합이 리모델링 등의 다른 대안을 모색하지 않고,현 상태로 재건축을 밀어붙이는 것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