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교수 출신인 정구현(59)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연세대가 진정한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2등 안주 문화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옛 동료 교수들에게 쓴소리를 했다.

정 소장은 15일 오전 7시30분 연세대 알렌관 무악홀에서 `연세혁신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제1회 연세지식포럼에서 "우리 학교는 잘못해도 2등, 잘해도 2등이라는 인식에 빠져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전통적 인프라 기반에서 첨단 IT 기반 사회로의 급격한 흐름 속에서 대학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초우량 기업들이 계속 초우량으로 남을 수 있는 건 가만 있으면 망한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라며 "대학에도 이 같은 위기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하지만 우리학교의 문제점은 그런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위기의식을 공유하게 하고 그들에게 계속해서 목표를 제시해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 총장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또 "최근 새로 건립된 세브란스 병원의 세 가지 정신, 즉 1등이 돼야 한다는 정신과 핵심 서비스 정신, 교수진의 자기희생 정신이 바로 연세의 정신이 돼야 한다"며 "이것 없이는 지금의 2등 안주의식을 깰 수 없다"고 충고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 기관으로 남아있는 대학도 앞으로 5년 후를 장담할 수 없다"며 "혁신을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 확보, 조직 및 행정의 효율화, 총장선출 방식 개선 방안 등이 모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포럼에는 정창영 연세대 총장을 비롯한 각 단과대 학장 등 보직교수 5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