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도 미국 기업의 자국기업 인수를 저지하고 나섰다.

중국 중장비 업체인 산이그룹은 미국의 칼라일이 인수를 추진해온 쉬공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고 신경보 등 중국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칼라일은 지난해 10월 중국 최대 건설 중장비 업체인 쉬공의 지분 85%를 3억7500만달러에 인수키로 계약을 맺었으나 간판 기업이 외국에 팔리는 것을 불안해하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아직도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산이그룹의 주력사인 산이중장비의 샹원보 총경리(CEO)는 "쉬공이 칼라일에 의해 저평가돼 있다"며 "칼라일이 제시한 가격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이중장비의 연간 매출은 25억위안으로 쉬공(170억위안)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샹 총경리는 "쉬공은 중국 전략산업인 중장비 산업의 대표 기업"이라며 "국가전략 산업에 대한 주권 의식이 강화돼야 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산이그룹의 쉬공 인수 추진은 중국해양석유(CNOOC)와 하이얼이 지난해 미국 기업 인수를 추진했다가 미국 내 정치권과 기업의 견제로 좌절된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씨티그룹의 광둥발전은행 인수 작업도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