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원인 제공자들에게 세금을 물려야 한다.'

미국 의료계가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비만세(Fat Tax)'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12일 미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의학협회(AMA) 연례총회 참석자들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비만 문제의 책임을 물어 청량음료업체와 패스트푸드업체에 비만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량음료 등에 첨가되는 감미료에 비만세를 부과,공중보건에 대한 캠페인 비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콜라 케첩 등에 널리 쓰이는 감미료인 액상과당(HFCS)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미국 일부 도시와 주(州)가 일정 기준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청량음료와 패스트푸드에 비만세와 유사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비만 관련 질병 예방 캠페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비만세 도입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MA 총회 참석자들은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소금도 현재보다 절반 정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료계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내 비만인구가 급증,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월간 경제잡지 비즈니스 2.0에 따르면 미국의 비만인구는 1980년 2300만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6000만명으로 불어났다.

2013년엔 비만인구가 88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미 언론들은 의료계가 비만세 신설을 주장,코카콜라 펩시 맥도날드 버거킹 등과의 마찰이 가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 의료계가 새로운 세금까지 매기면서 비만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장하게 된 데는 이미 비만 문제가 사회적 '시한폭탄'으로 떠오른 영국의 상황이 자극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남성의 47%,여성의 33%가 과체중인 영국에선 매년 3만명 이상이 비만으로 숨지고 있다.

생명보험회사들은 비만으로 인한 심장병과 암 때문에 조기 사망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과체중인 사람의 보험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영국인들의 암 발병 원인에서 비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흡연을 조만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