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내 알-카에다 지도자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8일 영국을 비롯한 대(對)테러 동맹국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알-자르카위의 죽음이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타격이 되었다며 환영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각료들에게 "이라크내 알-카에다 조직에 대한 타격은 전 세계 알-카에다 조직에 대한 타격이기 때문에 오늘 발표(알-자르카위의 죽음)는 매우 기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마거릿 베케트 영국 외무장관은 "알-자르카위의 죽음이 이라크에서 전환점이 될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분명 그의 죽음은 (이라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라크전쟁 주요 동맹국인 호주의 존 하워드 총리도 알-자르카위 죽음이 이라크 국민에게 "멋진 소식"이라며 환영을 나타냈다.

바르함 살레흐 이라크 부총리도 알-자르카위의 죽음이 "중요한 승리"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이스탄불에서 열린 터키-아랍 경제포럼에 참석 중인 살레흐 부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알-자르카위는 테러리즘 악(惡)의 상징이며 이라크인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면서 "그를 죽임으로써 우리는 중요한 승리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알-자르카위 잔당을 뿌리뽑기 위해 결의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테러 동맹국인 파키스탄도 알-자르카위의 죽음이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파키스탄 외무부 대변인은 "만약 그것(알-자르카위의 죽임)이 사실이라면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논평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제임스 아파쉬레 NATO 대변인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브뤼셀에서 열린 동맹국 국방장관 회의에서 알-자르카위의 죽음이 논의됐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전 총리는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더 나은 세상과 테러로부터 자유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은 알-자르카위의 죽음을 환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알-자르카위의 죽음을 테러와의 전쟁에서 의미있는 승리라고 논평했으나 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저항세력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싱가포르 방위전략연구소(IDSS)의 안보분석가 로한 구나라트나는 "알-자르카위의 죽음이 사실이라면 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의미있는 승리"라며 "그는 이라크에서 가장 활발한 테러리스트였으며 광범위한 해외 조직망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런던의 이슬람 전문가 야세르 알-시리는 자르카위의 죽음이 이라크저항세력의 지하드(聖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르카위는 자신이 무자헤딘 위원회의 보호하에 싸우는 한 분파의 지도자라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면서 "지하드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그의 추종자들이 보복을 감행해 사태가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31분(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알-자르카위 죽음에 대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알-자르카위의 죽음에 기뻐하고 있지만 이라크에서 테러가 여전히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한 측근은 부시 대통령이 알-자르카위의 죽음을 "작전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대단히 의미있는 진전"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런던.이스탄불.시드니 AP.AFP.로이터=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