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조선업종의 대표주들이 오랜만에 동반 랠리를 펼치고 있다.

환율, 유가 등 외부악재에 따른 이익모멘텀 약화 등으로 한동안 주식시장의 중심부에서 밀려나있던 이 종목들이 5일 오전시장에서 불안한 시장흐름에도 불구하고 기운찬 모습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현대.기아차 "악재 과도반영" 의견 `솔솔' = 이날 오전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는 종목은 현대차[005380].

이달 1일만해도 7만원선 붕괴를 우려해야 했던 현대차는 지난 주말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 5일 오전 10시50분 현재 4.02% 상승한 7만5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북미공장의 재고증가와 환율, 원자재 등의 문제로 현대차가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과잉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매수(Trading Buy) 기회가 왔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에 대해 그간 비교적 '짠' 평가를 내놨던 삼성증권은 '매수'를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현대차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업체들도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라며 현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임을 강조했다.

동양종금증권 강상민 애널리스트도 "환율급락 및 수익구조 붕괴에 대한 우려, 비자금 문제 등으로 주가의 약세국면이 지속되고 있으나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는 가운데 각종 악재들의 주가 반영이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매수 필요성을 조언했다.

기아차[000270]도 전 주말까지 시장에 만연했던 1만6천원선 붕괴 우려를 떨쳐내고 이 시간 현재 1.24% 오른 1만6천300원을 기록하고 있다.

◆ 신조선가 상승중..조선주 "힘받네" = 실적과 경영투명성 등에 대한 우려의 주가반영 수준이 논란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주와 달리, 조선주는 환율에 대한 우려가 감소하면서 실적 기대감이 주가를 이끄는 주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견조한 신조선가 상승이 조선주의 주가를 선두에서 이끄는 재료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조선 및 해운시황분석기업인 클락슨의 신조선가지수가 최근 163포인트까지 상승한 데 이어 향후 165선까지 오른 뒤 2007년초까지는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그간 조선사들의 수익성을 압박해왔던 후판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 지난 2004년부터 수주한 고가 선박들의 매출이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에 본격반영된다는 점도 호재가 되고 있다는 게 우리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신영증권 조용준 애널리스트는 최근까지 조선주들의 수주 모멘텀을 이끌어온 탱커나 LNG선외에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해온 컨테이너선 부문에서도 '파란불'이 켜지고 있다는 점을 재료로 꼽았다.

초대형 슈퍼 컨테이너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 대량 발주된 뒤 선복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년 가까이 신규 발주가 이뤄지지 않았고 전체 컨테이너선 발주도 지난해 상반기 분기당 200척 이상에서 4.4분기 50척선으로 급감했으나 이런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는 "슈퍼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수 있는 대형 조선소들의 탱커와 LNG선의 대규모 수주로 도크 부족상황이 심화되고 있다"며 "대형 컨테이너선사들은 2009년 인도분 확보를 위해 미뤄뒀던 발주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실제로 최근들어 발주개시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힘입어 전 주말 6%대 급반등, 10만원선을 회복했던 현대중공업[009540]은 이 시간 현재 다시 3.40% 오른 10만6천500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042660]도 2.19% 상승한 2만8천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삼성중공업[010140]과 현대미포조선[010620]도 각각 1.18%, 2.70% 상승하며 오름세에 동참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