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일가 친척 7명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숨진 것과 관련, 보건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인간 대 인간의 감염 사례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까지는 인간 대 인간의 감염 사례가 적어 세계적 전염병으로 변질된 것으로 보여지지는 않지만 환자들과 오랫동안 가깝게 접촉해온 가족이나 간호사들의 AI 발병이 인간 대 인간의 감염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
이 신문은 특히 인도네시아, 태국, 터키, 아제르바이잔, 이라크와 베트남 등의 사례를 보면 공중보건 담당자들이 보통 `희귀 사례'라고 말하는 것 이상으로 AI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많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들은 인간 대 인간의 AI 감염 사례가 2∼3건에 불과하다고 밝혀왔다.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미 연방 질병통제센터(CDC)의 줄리 거버딩 박사는 지난달24일 최소한 3건의 사례가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지난주 WHO의 마리아 청 대변인은 "약 6건 정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럽 질병통제센터의 앙구스 니콜 박사는 "우리는 아마도 인간 대 인간의 감염 사례를 과소 평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츠버그의 생화학자인 헨리 니먼 박사는 인간 대 인간의 감염사례가 20∼30건에 이른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나바로 유엔 인플루엔자 담당 조정관은 인간 대 인간의 감염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AI 경보는 `사람 간 감염이 없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발생하는' 단계인 3단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대 인간의 감염이 늘어나는 4단계로 AI 경보를 상향 조정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WHO의 경우 발표를 하는데 있어서 일반적으로 보수적이고, 유엔 산하기구로서 때로는 회원국의 사안에 대해 말하는 것에 제약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