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들에게는 더 많은 골을..골키퍼들에게는 악몽 그 자체'

2006 독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사용될 아디다스의 새로운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구 `팀가이스트'를 놓고 골을 넣어야 하는 공격수들과 골을 막아야 하는 골키퍼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새로운 공인구 팀가이스트는 기존의 가죽 조각의 수를 32개에서 14개로 줄임으로써 완벽한 구형에 가까워 졌고 정확도와 볼 컨트롤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 제작사 아디다스의 설명이다.

AP통신은 31일(한국시간) 뉴욕발 기사에서 이 볼을 사용해 본 공격수와 골키퍼의 엇갈린 반응을 전했다.

미국프로축구(MLS) D.C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트로이 퍼킨스는 "정말 악몽이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많은 골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팬들은 그런 장면을 보고 싶어 한다"며 한숨을 지었다.

뉴욕 레드 불스의 골키퍼 토니 메올라는 "새로운 기술은 골키퍼들을 적대시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 대표팀의 옌스 레만도 스위스 제네바의 트레이닝 캠프에서 볼을 막아 본 뒤 "비까지 온다면 우리들(골키퍼)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새 볼은 매우 미끄럽고 변화가 심하다"고 불평했다.

반면 프랑스 국가대표를 지냈고 지금은 레드 불스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유리 조르카에프는 "볼 터치가 정말 좋다. 지구상에 완벽한 볼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볼은 완벽에 가깝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조르카에프의 이같은 평가는 시즌 개막전에서 32m짜리 프리킥을 골로 연결 시킨 뒤 나온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새로운 볼이 득점력을 높여 줄 것이라는 기대를 입증해 주는 증거는 아직까지 없다.

미국프로축구와 아르헨티나프로축구 1부리그가 올해 초부터 팀가이스트를 사용했지만 골이 많이 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 경기당 평균 득점이 작년 시즌과 비교했을 때 2.96골에서 2.80골로 떨어졌고 아르헨티나도 2.7골에서 2.3골로 오히려 떨어졌다.

새로운 볼이 이번 월드컵에서 더 많은 골이 터지도록 해 팬들을 열광시킬수 있을지는 아직 두고 봐야할 대목이다.

(서울=연합뉴스)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