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졸업자와 고등학교 졸업자와의 임금 차이는 거의 없으며 실업계고 졸업자들이 인문계고 졸업생들보다 오히려 취업률이 낮고 임금도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기곤 한밭대 교수(경제학)는 24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한 제32차 KEDI 교육정책포럼에서 '직업교육과 노동시장의 격차'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남 교수는 2001~2003년 중앙고용정보원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남자 전문대 졸업자들의 임금은 고교 졸업자와 거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으며,여자 전문대 졸업자의 경우 고졸자보다 10~20%의 임금을 더 받지만 임금 상승 폭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남 교수가 주제발표에서 인용한 2004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간한 교육지표(2002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 고등학교 졸업자의 임금을 100으로 지수화했을 때 전문대 남자 졸업자의 임금은 105로 나타났다.

고졸자가 100만원의 임금을 받는다면 전문대졸자의 임금은 105만원이라는 뜻이다. 4년제 대학 남자 졸업자의 임금지수는 143이다.

여자의 경우 4년제 대학졸업자와 전문대졸업자의 임금지수가 각각 160과 118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문계고 졸업자가 월급과 취업률 면에서 실업계고 졸업자를 앞서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남 교수가 2001~2003년 중앙고용정보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반계고 졸업자의 취업률은 55.2%인데 비해 실업계고 졸업자의 취업률은 51.9%에 그쳤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실업계고 졸업생의 노동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이들이 받는 임금도 인문계고 졸업자 보다 낮았다.

1980,1985,1990,1995,2000년 노동부 임금구조기본 통계조사에 따르면 인문계고 졸업자들의 임금은 1995년부터 실업계고 졸업자를 앞질렀다.

남 교수는 "직업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업계고와 전문대 졸업자들이 받는 대우가 낮아졌다"며 "실업계 고등학교를 별도의 계열로 분리해 유지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