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열린우리당의 최기선 후보와 한나라당 아상수 후보(현 인천시장)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역의 최대 관심사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개발 정책 등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두 후보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 재정지원이 필요하며 수도권 규제도 시급히 완화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청의 특별지자체 전환과 관련,안 후보가 반대 의사를 밝힌 반면 최 후보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의 투자 유치 실적과 특별지자체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두 후보는 1998년 인천시장 선거에서 최 후보가 승리한 후 8년 만에 다시 대결하는 셈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최기선 열린우리당 후보 ]

출생지: 경기도 김포 1945년 5월15일

학력: 중앙중 졸업(61년), 보성고 졸업(64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73년),

주요경력: 민주화추진협회 대변인(84년),13대 국회의원(부천소사,민주당,88∼92년)

인천시장(93∼2002년)




[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 ]

출생지: 충남 태안 1946년 5월28일

학력 : 인천중 졸업(64년), 경기고 졸업(68년), 서울대 사범대학 졸업(74년), 미국 트로이대 경영학 석사(97년),서울대 경영학 석사(2001년)

주요경력: 제세산업(주) 이사·비서실장(75∼79년),동양증권 부사장(90년),

동양선물 대표이사(91∼93년), 동양그룹 종합조정실 사장(94∼96년).

15대 국회의원(인천 계양·강화 갑,한나라당,1999∼2000년),(현)인천시장(2000년∼현재).




◇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특별지자체 전환

―정부(재정경제부)와 여야가 경제자유구역의 활성화를 위해 경제자유구역청(경제청)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관리하는 특별지방자치체로의 전환을 주요골자로 한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을 추진 중인데 이에 대한 견해와 입장을 말씀해 주시지요.

▶ 최기선=인천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려면 중앙정부로부터 제도적이고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특별지자체로 전환돼야 합니다.

최근 열린우리당이 마련한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도 인천경제청장 임명권을 시장에게 주고 경제청의 권한을 강화하는 한편 중앙정부의 지원을 대폭 늘리는 것입니다.

특별지자체로 바뀌면 경제자유구역의 기반시설에 필요한 총예산 14조원 중 약 10조원을 중앙정부에서 받아 낼수 있습니다.

▶ 안상수=특별지자체 전환은 인천경제청과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중앙정부에 귀속시키려는 의도에 불과합니다.

열린우리당이 개정안에서 특별지자체로 전환되면 재경부의 경제자유구역 개발 실시계획 승인권을 시·도에 이양한다고 돼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 경제자유구역법에는 기반시설의 국고지원 비율이 50%로 규정돼 있지만 실제 20%도 안되는 실정인데 국고지원을 70%로 늘려준다는 것을 누가 믿겠습니까.

◇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수도권정비계획법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와 개발사업에 수도권정비계획법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 최=자유로운 기업환경을 케치프레이즈로 내건 경제자유구역에 수도권 규제를 일반지역에서처럼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모순된 정책이지요.

따라서 수도권정비법을 단계별로 적용하지않는 방안을 추진하겠습니다.

1단계로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수도권규제를 이른 시일 내 폐지하되,서울,경기 등의 규제완화 및 폐지보다 우선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안=인천경제자유구역에 첨단업종의 국내 대기업 입주가 제한돼 개발과 투자유치에 애로가 많습니다.

우선 경제자유구역법을 특별법으로 개정,수도권규제에서 빠지도록 해야 합니다.

특별법으로 개정이 어려울 경우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우선 해소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와 청라지구가 과밀억제권으로 묶여 있는데 앞으로 성장관리권역으로 지정되도록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겠습니다.

◇ 투자유치 전략과 성과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답보상태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외자유치 전략에 대해 들려주시지요.

▶ 최=경기도의 경우 138억달러의 외자유치를 성공한 반면 안상수 시장은 지난 4년간 18억5000만달러에 불과합니다.

특히 외국인직접투자(FDI)기준으로 보면 본 계약체결은 5건에 1억400만달러에 그치고 있습니다.

제가 시장 재임 때 유치한 송도국제업무지구 조성사업 127억달러와 송도바이오단지 조성사업 3300만달러와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외자유치를 위해서는 10조원의 기반시설 국비지원을 받아 외국인 선도기업에 대해 무상 내지는 장기 저리로 땅을 임대해줘 투자를 이끌어 내겠습니다.

▶ 안=인천경제자유구역은 송도지구 매립 및 도로 등 기반시설 공사와 병행해 투자유치가 이뤄지기 때문에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따라서 장래 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려면 현재 단편적인 투자유치 금액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진행된 각종 매립사업(송도지구)이나 도로,공원을 비롯한 도시기반시설 구축 등 도시인프라 진척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일례로 대한민국의 중요한 인프라로 현재 건설 중인 송도~영종도 간 인천대교 건설사업에 영국 AMEC으로부터 10억달러 투자유치를 성사시킨 것도 기반시설 구축의 성공사례로 볼 수 있죠.

◇ 첨단산업유치와 부동산개발 비중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가 첨단산업 유치보다 부동산개발에 치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것 같습니다.

▶ 최=실제로 그렇습니다.

외자유치 실적은 거의 없는 편이지요.

인천시에서 최근 송도국제도시에 151층짜리 쌍둥이 빌딩을 짓는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빌딩은 고용과 투자,소비를 유발하는 첨단산업과는 격이 다릅니다.

▶ 안=기업과 산업시설이 들어오려면 기본 인프라가 완성돼야 하고 그중에서도 기업의 임직원들이 거주하고 생활할 수 있는 주거단지와 교육,의료시설 등 생활인프라가 우선적으로 갖춰져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을 위한 국제학교와 국제병원 설립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 구도심 재생사업 민자유치와 현안

―인천시장에 당선된다면 지역현안 중 무엇부터 우선적으로 처리할 생각입니까.

▶ 최=구도심을 갈라놓고 있는 경인선의 부분적 지하화와 재개발 기반시설 투자를 위한 작업에 들어갈 것입니다.

또 경인고속도로,인천항거점 일대의 재개발을 추진해 구도심 재생사업에 힘을 쏟을 겁니다.

인천시는 재생사업을 민자로 유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기업에만 맡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구도심사업은 시와 정부,공공기관이 나서서 도로와 교통환경 및 주거환경 등 기반시설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 안=최대 현안은 인천 도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2014년 아시안게임의 유치입니다.

경쟁국가인 인도 델리의 유치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구도심의 지역균형발전사업을 위해 숭의운동장,인천항 일대,제물포역 일대 등 구도심 재생민자사업(BUY-INCHEON)을 중장기 전략 프로젝트로 추진하겠습니다.

◇ 기업환경과 규제완화

―인천이 남동공단을 비롯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있는데도 기업환경은 전국에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최=경기도를 비롯 각 시·도의 좋은 정책들을 벤치마킹해 기업들의 입지를 넓혀주겠습니다.

우선 기반시설인 SOC에 충분히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인센티브도 고려할 것입니다.

▶ 안=기업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 및 기업규제완화를 위해 지난해'기업본사 이전 및 기업유치에 관한 조례'도 마련해 시행 중입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과 공장이 산업단지와 자유무역지대 및 경제자유구역으로 이전 또는 신설할 경우 용지비용과 고용보조금,교육훈련보조금,건물임대료,시설비,이전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죠.

◇ 고교등급제와 특목고 설립

―고교등급제와 자립형 사립고 및 특목고교 설립 대해 견해를 말씀해주시지요.

▶ 최=고교등급제에는 반대입니다. 고교 평준화는 유지돼야 합니다.

고교 등급제는 학교의 등급을 정해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제도인데,고교 선택 및 대입 경쟁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따라서 내신 위주의 대입제도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안=고교 등급제문제는 신중히 검토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특목고와 공립형 자립사립교 설립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천시에서 고교에 지원하는 법정 지원금 외 예산이 허락하는 대로 매년 500억여원을 별도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공립학교도 별도의 지원금을 확대해 공립형 자립학교로 운영되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