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자살한 박석안 전 서울시 주택국장은 1974년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뒤 이듬해 서울시 기술직 7급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강남구 도시관리국장,서울시 건축과장,주택국장을 거쳐 지난해 말 정년 퇴직한 뒤 S사의 고문으로 재직 중이었다.

박 전 국장은 주택국장으로 근무할 당시 서울시 건축위원회 위원장 겸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을 지내며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사옥 증축 인·허가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국장은 이런 의혹으로 지난달부터 3∼4차례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았으며 15일 오전 검찰 출두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경기도 광주의 부모 묘소에 성묘를 갔다가 팔당댐에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전 국장에 대해 "비고시 출신이면서도 '성실'의 대명사이자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선·후배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을 함께 샀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 전 국장은 자살 하루 전인 14일 강남구청 재직시 후배였던 공무원 L씨 등 지인들과 만나 술을 마시며 "잘못이 없는데 의혹을 받아서 괴롭다.

수십 년간 공무원으로 쌓아온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안상영 전 부산시장(2004년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 중 구치소에서 자살)의 처지가 이해될 것 같다"고 말했으며,최근 집에서도 평소보다 담배를 많이 피워 가족이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